미국 제재에 터키 리라·러시아 루블 가치 줄추락
2018-08-10 14:54
미국 제재로 인한 경제 우려에 터키 리라와 러시아 루블 가치가 줄줄이 추락하고 있다.
터키 리라는 올해 들어서만 30% 이상 추락하면서 고전 중이다. 10일 리라 가치는 전일비 3% 더 떨어진 달러당 5.7리라를 기록, 사상 최저 기록을 갈아치웠다.
터키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절대 권력이 강화되고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흔들리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최근에는 미국인 목사 앤드류 브런슨 구금으로 인해 미국과 갈등하면서 리라 약세가 가속됐다. 미국은 터키가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거부하자 1일부터 압둘하미트 귈 법무장관과 쉴레이만 소일루 내무장관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과의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에 나섰고 그 여파로 리라는 8% 급락했다. 터키 대표단은 미국과의 갈등 해결을 위해 9일 미국 워싱턴을 방문했지만 목사 석방 문제에서 돌파구를 마련하지는 못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 제재에 흔들리는 것은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9일 하루에만 달러 대비 5% 추락하고, 러시아 벤치마크 주가지수는 9% 곤두박질쳤다. 러시아 국채 10년물 금리는 8.240%까지 오르면서 지난해 3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국무부가 8일 러시아에 국가 안보 관련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는 제재를 부과한 영향이다. 국무부는 올해 3월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출신 이중스파이 부녀의 독살시도 사건과 관련해 러시아의 소행이라고 결론을 내리고 제재 부과를 결정했다.
게다가 미중 무역전쟁과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취약 국가들의 통화가치에 하방압력을 높이고 있다. 미국이 여타 국가에 비해 무역갈등에서 우위에 있고 관세 부과를 통해 무역적자 감축이 예상되는 만큼 미국발 무역전쟁은 달러 강세에 힘을 보태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