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도 넘어선 고금리 카드론 진화 나섰다
2018-08-08 19:00
-카드사 수익 악화로 카드론 크게 늘려...올해 26조원 넘어서
-하반기 적정성 검토 착수...불합리 금리 카드사엔 제재 방침
-하반기 적정성 검토 착수...불합리 금리 카드사엔 제재 방침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에 이어 올해 하반기 카드사 대출 적정성 검토에 나설 방침이다.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수익이 줄어든 카드사들이 카드론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특히 불합리한 금리산정체계로 고금리 대출을 일삼는 카드사도 색출해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 카드사 대출금리에 ‘칼날’
금융감독원은 이달 초부터 7개 신용카드사에 대해 ‘카드 대출 금리체계의 합리성 제고를 위한 모범 규준’ 이행 여부를 점검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는 2013년 이같은 모범규준을 제정해 시행토록 명시해뒀다.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규준에 맞춰 적정한 대출 금리를 산정하고 있는지, 적절한 영업 행위를 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금감원은 여신금융협회와 전업계 카드사들이 모두 참여하는 ‘카드대출 영업관행 개선 태스크포스(TF)’를 지난달부터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대출금리 모범규준에서 불합리한 점을 점검해 합당하지 않게 높은 이자가 책정되는 것을 예방하겠다는 취지다.
무엇보다 대출금리의 구성 요소인 신용원가‧업무원가‧조달원가‧자본원가 및 목표이익률‧조정금리 등이 제대로 반영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카드론 30조 육박 ··· 갈수록 증가
실제로 지난 6월말 기준 적용금리대별 회원분포현황을 살펴보면, 연 18%~24%이하 사이의 고금리를 이용하는 KB국민카드 고객은 자사 전체 카드론 고객의 34.94%를 차지했다. 삼성카드는 28.73%를 차지했고, 현대카드는 24.19%, 신한카드는 17.78%로 집계됐다. 이어 롯데카드는 14.67%, 우리카드는 9.82%, 하나카드는 0.2%로 뒤를 이었다.
특히 카드사들은 우대이자율을 앞세운 이벤트를 실시하거나 대출 금액 한도 상향을 통해 카드론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3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26조3381억원으로 지난해 말(23조9562억원)보다 5.5%가량 증가했다.
카드론 뿐만 아니라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도 고금리가 횡행하고 있다.
지난 6월말 기준 가장 높은 금리인 22~24% 이하 대출 이용 회원의 경우 KB국민카드가 49.67%, 삼성카드 49.44%, 현대카드 45.23%, 신한카드 33.46%, 롯데카드는 31.46%, 하나카드 30.30%, 우리카드 5.67%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현금서비스 이용 실적은 13조3789억원으로 전년동기(12조7518억원) 보다 4.9% 증가했다.
◆‘포용적 금융’ 역행하는 고금리 대출에 철퇴
고금리 카드대출 증가는 가계부채 총량 규제에 나선 금융당국의 정책을 사실상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카드사에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 카드대출의 잔액 증가치를 전년 대비 7% 이하로 관리하라는 지침을 내린 바 있다. 특히 포용금융 정책의 일환으로 고금리 대출에 대한 자제를 권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드사들의 대출 잔액이 갈수록 증가하자, 금융당국은 적정성 검토 후 제재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취했다.
금감원 여신검사국 측은 "관행 자체를 제재할 수 있는 부분은 없지만 여신금융업법에 따라 법조항이 위반되는 부분에 대해 제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카드 대출과 관련해서는 여러가지 조항이 있을 수 있는데 이자율을 사전에 허위로 안내했거나 하는 부분들이 대표적인 사유가 된다"고 말했다.
특히 금감원은 카드사들의 대출영업이 경쟁적으로 이뤄지면서 무분별한 할인마케팅을 실시한 것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사들은 최근 신규 고객이나 과거 카드론을 썼던 고객을 대상으로 기존 고객 대비 20~40% 금리를 할인해 주는 특판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시중은행에서 불합리한 금리 산정 결과가 드러난 만큼, 고금리를 일삼는 카드사들도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며 “저축은행에 대한 고강도 조사가 실시된 것처럼, 카드사들에 대한 압박도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