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이 4일(이하 현지시간) 발생했다. 이날 마두로 대통령은 국가방위군 창설 81주년 연설을 하고 있는 중이었으며, 공중에서 드론을 이용한 암살 기도가 발생해 긴급히 대피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지만, 7명의 군인이 부상을 당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당시 현지 텔레비전에는 마두로 대통령이 연설을 하고 있는 도중 카메라가 흔들리면서 마두로 대통령 부부와 고위 관리들이 놀라 위를 쳐다보는 모습이 비쳐졌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정보부장관은 당시 대통령 연설을 하던 곳 인근에서 폭발물을 실은 드론 여러 대가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대피 직후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번 폭발을 "나를 암살하려는 시도"라며 배후로 친미 국가인 콜롬비아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을 지목했다. 또 이번 사건의 용의자들 가운데 일부가 체포됐으며, 암살 사건은 베네수엘라 내 극우세력이 연계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베네수엘라는 천정부지로 치솟는 물가와 경기 침체로 경제가 파탄 났다.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미국 등 외부 세력과 결탁한 국내 우파 보수세력 탓으로 돌려왔다. 특히 자국과 국경을 접한 우파 정권의 콜롬비아가 좌파 정권을 무너뜨리기 위한 국제 우파 진영을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타레크 사브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은 검사 3명에게 이번 사건을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상세한 내용은 6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사브 총장은 암살 기도가 마두로 대통령뿐 아니라 연단에 함께 있던 군 수뇌부 전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AP 통신은 베네수엘라 정부의 발표와는 달리 익명을 요구한 3명의 소방관의 말을 인용해 실제로는 한 아파트에서 가스통이 폭발한 것이라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