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미·중 무역전쟁의 완화 가능성을 시사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진전을 위해서도 힘을 보태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가 중인 왕이 국무위원은 3일 현지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회담이 끝난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왕 국무위원은 "우리는 최근의 형세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무역전쟁의) 큰 방향과 관련해 일치를 봤다"고 강조했다.

그는 "평등과 상호 존중의 전제하에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중국의 명확한 입장을 설명했다"며 "폼페이오 장관도 이같은 방향에 동의하며 (양국이) 마찰을 빚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왕 국무위원은 "폼페이오 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점도 천명했다"고 덧붙였다.

왕 국무위원의 발언에 비춰보면 양국은 무역전쟁 완화를 위한 물밑 교섭에서 일정 수준의 진전을 이룬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왕 장관은 미국 측과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는 "북핵 문제에 대한 서로의 생각과 정보를 구체적으로 교환했다"며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북·미 정상회담에서 달성한 공동 인식은 매우 소중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을 실현하는 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큰 방향이라는 것은 명확하다"며 "현재 북·미 대화에 다소 문제가 있지만 양국 정상이 합의한 바에 따라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왕 국무위원은 폼페이오 장관과 만나기 전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회동했다.

그는 "미국 측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많은 의견을 갖고 있고 북한도 나름의 생각이 있을 것"이라며 "리 외무상과 만난 자리에서 건의를 했다"고 말했다.

왕 국무위원은 "한반도 비핵화로 가는 과정에 우여곡절과 어려움이 있겠지만 그 길이 정확한 길"이라며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해 견지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