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중국 검열 받아들인 새 검색엔진 개발”

2018-08-02 11:16
NYT 보도, 시장 복귀 여부는 불투명

구글이 중국 검색시장 복귀를 위해 당국의 검열을 수용한 검색엔진을 개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합뉴스]
 

구글이 중국 정부의 검열을 받아들인 새 검색엔진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일(현지시간) 관련 계획에 정통한 두 명의 인사를 인용해 8년전 중국 당국의 검열에 반발해 시장을 떠났던 구글이 중국 당국의 검열을 수용해 블랙리스트를 적용한 웹사이트와 검색 결과를 반영하는 검색엔진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중국이 금지하는 컨텐츠를 제한하는 검색 앱을 개발하는 엔지니어들의 팀을 갖췄으며 중국 당국자들에게 이를 시연해 보였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 계획의 존재가 바로 구글이 중국에 복귀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구글은 상용화되지 않은 서비스를 만들고 시험해 왔다.

구글의 중국 복귀는 미국 기술 기업들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데도 불구하고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상품을 어떻게 개조하는지를 나타내는 한 사례가 되고 있다고 NYT는 밝혔다.

링크드인이 중국에서 컨텐츠 검열을 시행하고 있고 페이스북은 중국 당국에 제공된다는 증거는 없으나 중국에 적용하기 위해 특정 게시글을 SNS에서 공개되지 않도록 제한하고 있다.

이 같은 시도 대부분이 중국 당국의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달 페이스북은 제지앙 지역에 자회사를 여는 것을 허가 받았지만 몇 시간 뒤 갑자기 철회되기도 했다.

구글의 중국을 위한 검열 적용 검색 엔진 개발 작업은 이미 인권운동가들의 항의를 받고 있다.

다수가 페이스북, 트위터나 뉴욕타임스 뿐 아니라 1989년의 천안문 사태와 중국 지도자들에 대한 정보 등의 검색 결과를 차단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거대 기술 기업들이 중국의 검열을 수용하는 것에 대해 인터넷 자유에 대한 암흑기가 되고 정보와 인터넷 자유에 대한 막대한 공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 작업은 최근 수개월간 직장 성차별 문제나 인공지능의 무기에 어떻게 적용돼야 하는지에 대해 반발했던 구글 자체의 직원들 사이에서도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

복수의 직원에 따르면 1일 몇몇의 직원들은 내부 메신저상에서 중국 프로젝트에 실망했다고 밝혔다.

한 직원은 관련 작업에 참여하기를 거부하고 부서이동이나 사직을 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직원은 관련 업무가 이전의 구글이 중국 검열에 대응했던 입장을 위반할 뿐 아니라 기술이 인권을 침해하는데 쓰여서는 안 된다는 인공지능 활용에 대한 윤리기준을 최근 마련한 것에도 위배가 된다고 지적했다.

구글의 타지 미도우 대변인은 NYT에 “번역 등 중국에 많은 모바일 앱을 제공하고 있으며 중국 회사들에 투자하고 있다”며 “하지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구글은 2010년 중국에서 검색엔진을 철수했지만 최근 세계 최대의 인터넷 인구에 다시 접근하기 위한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6월 구글은 온라인 유통점인 JD.com에 5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구글은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연다는 계획을 공개하기도 했다.

회사는 중국 시장을 위한 번역 앱과 파일 관리 앱을 선보이기도 했다.

구글은 현재 중국에 7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한 소식통은 구글과 중국 정부의 검열 적용 검색 엔진 관련 논의는 미중 무역전쟁이 발발하기 전 시작됐으며 논의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중국이 미국 기술기업들의 시장접근에 제한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미국 정부에 중국 정부가 구글 문제를 협상용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국 SNS에서 일부 네티즌들은 구글의 복귀 가능성과 관련해 자국 포털로 의료 치료 관련 검색 결과 스캔들이 일고 있는 바이두와의 경쟁을 환영했다.

베이징의 데이터 분석 기업인 중국인터넷센터의 수석연구원인 류싱량은 “정상적인 구글은 환영하지만 거세된 구글은 아니다”라며 “또 다른 바이두가 필요하지는 않다고 NYT에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