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더 커진 관세폭탄 '强 달러' 넘어설까?
2018-08-02 13:42
경제성장과 금리인상 등에 달러 상승하며 美 제품 경쟁력 약화
관세부과 환율 변수 상쇄하기 위한 것…"中 양보 쉽지 않을 것"
관세부과 환율 변수 상쇄하기 위한 것…"中 양보 쉽지 않을 것"
"무역전쟁은 좋은 것, 그리고 이기기도 쉽다." 지난 3월 1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수입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고관세 부과 방침을 밝힌 뒤 트위터에 이렇게 올렸다. 그로부터 5개월 지난 지금 판이 훨씬 커진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전쟁의 앞날은 험난해 보인다. 금리인상과 경제성장을 등에 업은 달러의 강세는 미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위협하고 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중국에 더 커진 관세 폭탄을 던지면서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강달러 상쇄 위해 관세 인상··· "맞서는 중국에 더 강하게"
미국이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2배 넘게 인상할 계획을 밝히면서 미·중 무역 갈등은 더 첨예해졌다. 트럼프 정부는 관세율을 10%에서 25%로 높인 배경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 다만 중국이 지적재산권 침해와 기술이전 강요 등 불공정 행위는 근절하지 않은 채 보복 관세로 맞서기 때문에 이 같은 조치를 내놓았다고만 설명했다.
최근 두 달 동안 중국 위안화의 가치는 달러 대비 6% 정도 하락했으며, 이 같은 위안화 하락은 중국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게 된다. 때문에 트프 정부는 기존보다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위안화 약세 효과를 차단하려고 한 것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인베스터스 비즈니스 데일리는 "지난 5월 중국이 미국 농산품을 더 구입하겠고 밝히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합의점을 찾는 듯 보였다. 그러나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ZTE 제재 조치를 해제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행정부를 만족시킬 만한 어떤 구체적 조치도 내놓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또 "앞으로 추가 위안화 하락이 이어질 수 있으며, 중국은 미국의 글로벌 기업인 보잉·캐터필러·애플·테슬라 등에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의 위협적인 관세 공격이 이어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중국의 대미 수출품 절반 정도에 25%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미국과 세계 경제에 큰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외신은 강조했다. 이미 물가상승률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를 향해 올라가고 있는 중에, 고관세가 부추기는 물가 상승은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준은 1일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동결했으나 미국 경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표시하면서 올해 2차례 추가 인상의 가능성을 높였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릴 경우 달러는 더 상승할 수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무역전쟁의 혼란 속에서 달러는 금을 제치고 안전자산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반면 위안화 하락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미국 현지 언론은 높아진 관세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 정부는 절하에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겠지만 환율 방어에도 나서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의회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무역전쟁이 격화하면서 많은 공화당 의원들은 백악관의 무역전쟁을 의회가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논의됐으나, 아직 구체적 법안이 통과된 적은 없다.
오히려 의회는 최근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압도적 다수로 통과시키며 중국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이번 수권법은 중국의 대미 투자를 어렵게 하고 ZTE, 화웨이 등 중국의 통신업체와 거래하는 것을 막았을 뿐 아니라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사업체와의 거래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또 수권법은 남중국해에서 점증하는 중국의 군사적 도발에 대한 대응 방안도 담고 있다. WSJ는 "양당이 초당적으로 합의한 이번 법안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중국 관영언론은 무역전쟁에서 "미국이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며 "당황할 필요없이 단결해 계속 맞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1일 사평을 통해 "미국이 계속 무역패권주의 '방망이'를 휘두르는 동시에 대화를 원한다는 신호를 내보내는 것은 위협으로 상대방을 압박해 협상에서 최대한의 이익을 얻으려는 술수"라면서 "이런 방식으로는 원하는 것을 얻기는커녕 국가 이미지와 신뢰를 훼손하고 다자무역 체계와 국제무역 질서를 위기에 빠뜨리는 결과만 낳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