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 올 최대 IPO 대어...중국 통신인프라 공룡 차이나타워
2018-07-30 11:02
IPO 자금조달액 9조6천억 예상…내달 8일 상장
중국 철탑,기지국 등 통신인프라 시장점유율 97% 이상
중국 5G발전 수혜자…단, 천문학적 부채 해결 시급
중국 철탑,기지국 등 통신인프라 시장점유율 97% 이상
중국 5G발전 수혜자…단, 천문학적 부채 해결 시급
중국 국영 통신인프라 공룡인 중국철탑(中國鐵塔·차이나타워)이 내달 8일 홍콩 증시에 상장한다. 차이나타워 기업공개(IPO)는 약 10조원 규모로, 샤오미(小米)를 넘어 올 한해 홍콩시장 최대 IPO로 기록될 전망이다.
시장은 차이나타워가 중국의 5세대통신(5G) 발전에 힘입어 수혜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최근 글로벌 증시가 불안한 데다가 시가총액이나 IPO 규모는 어마어마하지만 거액의 부채, 향후 성장동력 부재 등은 차이나타워 투자 불확실성을 키운다는 우려도 있다.
◆ 샤오미 제치고 올 홍콩증시 최대 IPO 대어로
차이나타워 코너스톤 투자자(초석 투자자)는 모두 10곳으로 다양한 업종의 기업이 포진해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산하 온라인쇼핑 플랫폼 타오바오, 중국 국영석유기업 페트로차이나, 중국 국영은행 공상은행, 중국 국영자동차기업 상하이자동차, 중국의 사모펀드 힐하우스 캐피털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증시 불안장세 속에 차이나타워 공모주 청약 열기는 시들한 상황이다.
한 홍콩 펀드매니저는 홍콩 명보를 통해 사업 성장동력이 부족하고, 매출 증가세가 높지 않아 현금 배당이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하며 차이나타워 공모주 청약에 투자자들이 신중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 중국 통신인프라 공룡···시장 점유율 97% 이상
차이나타워는 중국 통신 인프라 운영관리 전문 국영기업이다. 지난 2014년 7월 중국 정부 주도 아래 3대 국영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의 합자형식으로 설립했다. 차이나모바일이 지분 3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의 지분은 각각 28%에 달한다.
통신 서비스와 네트워크 인프라를 분리해 각 통신사들은 서비스에 주력하도록 하고, 기지국·철탑 등 통신 인프라 운영관리는 차이나타워가 맡도록 하기 위해 설립됐다. 각 통신사가 경쟁적으로 기지국 등과 같은 인프라를 증설해 중복 투자하는 것을 막아 자원을 함께 공유함으로써 기지국 운영 유지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이를 위해 차이나타워는 지난 2015년 이미 3대 국유이통사의 철탑, 기지국 관련 자산 2315억 위안(약 37조7000억원)어치 매입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차이나타워를 통한 통신업계 인프라 자원 공유로, 지난 3년간 약 1073억 위안 중복투자를 막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차이나타워의 지난해 매출은 686억 위안으로, 중국 전역에 보유한 기지국 수는 187만개에 달한다. 매출 기준 중국 통신인프라 시장점유율은 97.3%, 기지국 수 기준 시장 점유율은 96.3%에 달한다. 중국 통신인프라 시장을 거의 독점하다시피 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차이나모바일이 차이나타워의 최대 고객사로 매출의 53.6%를 차지한다. 차이나유니콤과 차이나텔레콤도 매출의 각각 23.7%, 22.5%를 차지하고 있다.
◆ 5G 발전은 기회···천문학적 부채 해결 시급
이미 막대한 통신인프라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만큼 시장은 차이나타워의 향후 성장 공간이 제한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차이나타워의 새로운 성장동력은 중국 5G 발전이 가져올 거대한 통신인프라 장비 비즈니스 기회라는 게 시장의 진단이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중국 내 최대 규모 기지국망을 구축한 차이나타워가 중국 5G 발전의 수혜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5G는 4G 대비 전송 거리가 짧아 통신기지국과 중계기 등의 시설이 필수적인 만큼 향후 차이나타워 기지국 건설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차이나타워는 오는 2022년 중국 내 5G 기지국 수량이 243만2000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은 2020년 중국 5G 상용화를 앞두고 차이나타워가 IPO를 추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차이나타워가 보유한 천문학적 부채는 향후 기업 발전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차이나타워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부채액은 1951억4800만 위안으로, 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60%에 달한다. 특히 유동부채가 당기 부채의 77%를 차지할 정도로 상당한 자금 압박에 직면해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차이나타워가 IPO를 추진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도 빚을 상환하기 위함이다. 차이나타워는 IPO 자금조달액의 30%를 은행 대출 상환에 투입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류아이리(劉愛力) 차이나타워 회장도 앞서 "이른 시일 내 상장하지 않으면 채무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며 "이는 3대 이통사 실적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차이나타워는 IPO를 통해 자금 압력을 어느 정도 낮춤으로써 향후 5G 시대 발전을 위한 탄탄한 자금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