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블영화 16조 버는 사이 미국 만화책 산업 후퇴… 디지털 플랫폼으로 승부

2018-07-25 17:40

슈퍼맨 표지[사진=DC 엔터테인먼트]

마블 영화가 지난 10년간 전 세계에서 147억 달러(약 16조원)를 벌어들이는 등 히어로 영화가 큰 인기를 얻는 사이 미국 만화책 출판업계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만화책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줄어든 데다 디지털 콘텐츠와 경쟁으로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이에 만화책 업계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직접 독자와 연결하는 디지털 플랫폼에 승부수를 걸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어벤져스', '저스티스 리그'와 같은 영화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25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DC엔터테인먼트와 워너브라더스는 온라인 플랫폼인 'DC 유니버스'를 선보인다. 이는 영화, TV 시리즈 등 다양한 스트리밍 영상을 제공하는 자체 디지털 네트워크다.

DC엔터테인먼트는 '타이탄'을 시작으로 6개의 새로운 TV 시리즈를 디지털 플랫폼에서 출시한다. 또 인기 캐릭터인 할리퀸을 주인공으로 하는 콘텐츠도 준비 중이다. 이외에 1970년대 개봉한 크리스토퍼 리브 주연의 '슈퍼맨'을 포함한 4편의 슈퍼맨 영화, 최근 개봉한 '원더우먼', '다크나이트' 등 워너브라더스의 작품도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한다.

짐 리 DC엔터테인먼트 공동 출판인은 "디지털 플랫폼 앱에는 모든 연령대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콘텐츠가 포함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소유하고 있는 월트디즈니도 지난해 자체 스트리밍 플랫폼을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월트디즈니는 그동안 넷플릭스를 통해 '데어데블', '루크케이지', '디펜더스' 등의 TV 시리즈를 방영했다.
 

마블 디펜더스[사진=넷플릭스]


마블, DC 이외에 중소 만화책 출판사들도 자체 플랫폼을 마련하고 있다.

'워킹데드', '사가' 등 인기 만화책을 발행하는 이미지코믹스는 만화책과 관련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온라인 플랫폼을 선보인 바 있다. 다크호스코믹스도 최근 최상급 제품에 초점을 맞춘 다크호스 다이렉트 서비스를 도입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러한 만화책 업계의 움직임은 시장이 위기를 겪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만화책 산업을 다루는 온라인 매체 ICv2와 코믹크론(Comichron)에 따르면 지난해 만화책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5% 하락했다. 미국·캐나다 등 북미에서 만화책·그래픽 소설 매출은 10억15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로 2016년보다 7000만 달러(약 800억원) 감소했다.

밀턴 그렙 ICv2 최고경영자(CEO)는 "넷플릭스와 같은 중개인이 왜 필요하냐"면서 "디지털 플랫폼은 시장의 경쟁이 일어나는 곳이다"고 말했다. 이어 "만화책 출판사들이 소비자들과 직접 연결함으로써 독자들과 더 강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면서 "출판사는 브랜드와 콘텐츠를 직접 독자들에게 제공해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