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세그웨이 시범지구로 여의도 선정하고 싶지만…

2018-07-24 14:00
관련법 국회에 계류…시범지구 선정 난항

 

[2륜 전동 스쿠터 세그웨이. 사진 = 세그웨이 공식 홈페이지 캡처]



#여의도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김 씨(35)는 집과 회사 간 거리가 5km가 안되지만 버스나 지하철을 여러번 갈아타야해 출퇴근길이 매일 불편했다. 파리에 여행 갔다가 프랑스 사람들이 자유롭게 세그웨이를 타고 출퇴근하는 모습을 본 김씨는 한국에 돌아와 세그웨이를 장만했으나 우리나라는 규정상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 없어 포기해야 했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가 여의도를 퍼스널모빌리티 시범지구로 지정하려고 한다는 소식을 듣고 세그웨이를 타고 출퇴근 하는 모습을 그리며 한껏 기대에 부풀러 있다.

서울시가 지난해부터 세그웨이 등 퍼스널 모빌리티(Personal Mobility, 이하 개인교통수단) 확대를 위한 시범지구 선정 등 활성화 방안을 야심차게 준비해왔으나 첫 번째 단계인 시범지구 선정부터 난항을 겪고 있다.

24일 서울시 관계자는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서 개인교통수단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현재 관련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어서 후속절차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1인용 신개념 교통수단으로 등장한 개인교통수단은 세그웨이같은 고가의 장비부터 전동킥보드 등 비교적 저렴한 장비까지 다양하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개인교통수단 시범지구 조성'을 추진하기로 발표했었다. 세그웨이, 나인봇 등 다양한 형태의 개인교통수단의 보급이 활성화 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안전한 이용환경 조성 및 활성화에 선도적 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개인교통수단은 단거리 이동에 활용될 경우, 환경 오염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시의 판단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시의 경우 5km이내 단거리 승용차 통행이 전체 승용차 통행의 17.6%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20~40대 젊은층의 통행이 49%에 달해, 일부라도 개인교통수단으로 전환한다면 승용차 통행 감축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범지구 선정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시 관계자는 “현행 법상 개인교통수단이 차도에서만 다닐 수 있어, 위법하지 않은 지역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개인교통수단이 차도로만 다니는 게 합법적이다 보니, 관련 지역의 협조를 끌어내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앙정부는 지난해 6월 개인교통수단의 법적 지위와 도로에서의 운행방법을 규정한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함께, 개인교통수단이 자전거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

서울시는 두 법안이 빠른 시일 내에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지만 여전히 두 법안은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시는 한강 자전거 도로를 비롯해서 여의도 공원·도로 등지를 시범지구로 선정하려고 했으나, 현행 법안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편, 서울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개인교통수단 보급확대에 따른 대응방향’에 따르면, 여의도나 강남 일대 등 승용차 단거리 통행이 집중된 지역에 공공 개인교통수단 도입을 통해 승용차 통행 감축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구파발역, 금천구청역, 상월곡역 등 도보 접근이 취약하고 버스 노선이 부족한 지역에도 개인교통수단이 보조연계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