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운상가서 열린 마라톤 발명대회 "학생과 장인이 만나 혁신 일으킨다"
2018-07-21 07:00
'2018 세운 메이커톤' 대회 성료
"발명으로 최고경영자(CEO)가 되고 싶어요."
발명을 향한 학생들의 열정과 기발한 아이디어가 세운상가를 가득 채웠다. 학생들은 테이블에 마주앉아 복잡한 설계도면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제작 중인 발명품에 이리저리 부품을 갖다 대보며 머리를 맞댔다. 학생들은 무더운 날씨 속 세운상가를 누비며 발명에 필요한 재료를 구해오느라 구슬땀을 흘렸다.
19일까지 나흘간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2018 세운 메이커톤' 대회가 열렸다. 메이커톤은 만들다(make)와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다. 학생들은 72시간 동안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실제 제품을 개발한다. 세운상가 마이스터 기술 장인과 청년 메이커들이 멘토로 나섰다. 이날 행사에는 △서울 미래산업과학고 △경기 삼일공고 △부산 대광발명과학고 △전남 광양하이텍고 △광주 자연과학고 △서귀포 산업과학고 등 전국 6개 발명 특성화고등학교에서 12개 팀이 참가했다.
김정원(16·광주 자연과학고 1학년)군은 "농업 생산성을 높일 발명품을 개발하는 CEO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무선조종 제초기를 만들고 있다"며 직접 그린 설계도면과 제작 중인 발명품을 보여줬다. 김군은 "과수원을 하는 부모님을 도와드리다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며 "이전에 발명캠프에서 기획한 제품을 실제로 만들어봤는데, 이미 특허도 가지고 있다"고 자랑스레 말했다. 김군은 무선조종 제초기를 상용화시켜 농업에 필요한 일손을 거드는 게 꿈이다.
대상을 차지한 Creaspee팀의 최지우(17·서울 미래산업과학고 2학년)양은 경량화·간소화된 자동심장충격기(AED)를 개발했다. 그는 "학교에서 AED 사용법을 배웠지만 위급한 상황이 닥치면 정확하고 신속하게 사용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해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AED를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노트북으로 설계도면을 보여주며 기존보다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작동 원리를 설명했다. 수십 명에게 시험 착용을 해볼 만큼 꼼꼼하게 만들었다.
최양은 "지난해 대학 주최 대회, 시 대회 등 다양한 대회를 나가며 여러 멘토로부터 도움을 받았지만 30, 40년 경력을 가진 장인분들과 협력하는 것은 처음이다"라며 "공학 지식을 많이 배울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행사를 주관한 타이드 인스티튜트의 김동현 상임이사는 "학생들의 머릿속에 있는 발명 아이디어를 세운상가 장인들의 도움을 받아 실제로 구현하자는 취지로 기획됐다"고 행사 목적을 설명했다. 이어 "5년 전부터 메이커톤 대회를 진행했지만 장인이 멘토로 참여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세운상가의 장인들이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며 세대 간 융합 효과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이날 대회에서는 △대상 서울 미래산업과학고 Creaspee팀 △최우수상 전남 광양하이텍고 루루스팀 △ 우수상 서귀포 산업과학고 바당전기팀이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