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선영의 아주-머니] 티끌 모아 '소확행' 찾는 짠테크族

2018-07-15 19:00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은 이제 옛말이 됐다. 20~30대들은 '티끌은 모아도 티끌'이라며 한숨을 쉰다. 하지만 티끌이 모여 나에게 '작은 행복'을 준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 은행권에서는 '새는 티끌'을 모아 적금의 즐거움과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금융상품을 내놓아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로 따지면 없어도 될 정도의 작은 금액이지만 만기 때는 여행 비용이나 평소 갖고 싶었던 물건 구매 등 목적성 지출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27일 출시한 '26주 적금'이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첫 불입액을 1000~3000원으로 선택한 뒤 매주 그 금액만큼 납입액을 26주간 늘리는 상품이다.

처음에 1000원을 냈으면 둘째 주에는 2000원, 셋째 주에는 3000원으로 늘어나 마지막 주인 26주차에는 2만6000원을 납입하게 된다. 이 경우 만기 시 원금 35만1000원과 이자를 받는다. 3000원으로 시작했다면 원금 105만3000원과 이자를 받는다.

금리가 연 1.80% 수준으로 시중은행의 예·적금 상품과 큰 차이가 없지만 하루 3만명씩 가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품은 다른 시중은행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KB국민은행에는 'KB라떼 연금저축펀드' 상품이 있다. 커피 한 잔 값인 5000원을 아껴 목돈을 마련하게 된다. 1년간 꾸준히 적립한다면 180여만원을 모으게 된다.

우리은행이 내놓은 '52주 짠플랜'은 52주 동안 매주 적립액이 1000원씩 늘어나고, '매일매일 캘린더플랜' 적금은 한 달 주기로 매 영업일마다 1000원씩 입금액이 늘어난다.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에서는 커피, 군것질, 담배 등 생활 속에서 절약한 자투리 자금을 수시로 저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저축이라고 하면 무겁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도전, 성취감, 재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게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며 "젊은 고객들을 중심으로 '소박한 계획'을 목표로 가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