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기업 연이은 IPO 선언, 배경은 ‘알리바바vs텐센트’

2018-07-12 06:00
핀둬둬·싼즈쑹수 올 하반기 IPO 시장 대기명단에
핀둬둬, 위챗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한 텐센트의 히든카드
타오핀파이 대표주자 싼즈쑹수, 타오바오 플랫폼 기반 매출은 전체 60~70% 이상

[사진=바이두]


중국 IT기업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형성한 디지털 생태계의 파급력이 실물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위챗(WeChat)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와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淘寶)의 자체브랜드인 ‘타오핀파이(淘品牌)’가 기업공개(IPO)에 연이어 출사표를 던진 것이다.

이번 IPO가 올해 하반기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디지털 생태계 확장 경쟁의 도화선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 위챗 기반 ‘핀둬둬’ 설립 3년 만에 IPO 나서

지난달 말 중국 다수의 매체는 핀둬둬(拼多多)가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모집 설명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핀둬둬는 설립 3년 만에 거래총액 1412억 위안(지난해 기준)을 기록하며 알리바바, 징둥과 견줄 만한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으로 떠올랐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IPO를 통해 핀둬둬 기업가치가 300억 달러(약 33조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되는 점은 핀둬둬를 키운 위챗의 ‘잠재력’이다. 핀둬둬는 텐센트와 손을 잡은 후 위챗 서비스와 연동해 빠르게 성장한 대표 기업이다. 중국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6일 “핀둬둬의 이번 IPO로 ‘위챗 생태계’의 위력이 증명됐다”고 평가했다.

핀둬둬도 주식모집설명서를 통해 “핀둬둬가 많은 판매자와 소비자를 회원으로 확보하고 매출을 늘린 것은 SNS(위챗) 생태계를 이용해 상품가격 경쟁 시스템을 도입한 것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핀둬둬는 위챗의 미니앱 샤오청쉬(小程序)를 기반으로 운영됐는데 샤오청쉬는 디지털 생태계의 다원화를 위해 지난해 텐센트가 내놓은 서비스다. 클라우드 바탕의 플랫폼으로 이용자가 따로 앱을 내려받을 필요 없이 위챗에서 물건 구입, 은행업무, 뉴스구독 등을 할 수 있어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95%가 샤오청쉬를 활용하고 있어 제 2의 핀둬둬가 나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사진=바이두]


◆타오핀파이 '싼즈쑹수'도 올 하반기 IPO 시장 대기명단에서 확인

핀둬둬에 이어 다수의 타오핀파이도 앞다퉈 IPO에 나서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곳은 식품 업체 싼즈쑹수(三只松鼠)다. 지난 3일 중국 신경보(新京報)는 “싼즈쑹수가 하반기 IPO 시장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지난해 2차례 IPO 도전에 이은 3번째 IPO다.

싼즈쑹수는 견과물 위주의 온라인 간식 업체로 타오바오를 기반으로 단기간 내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이 2014년 9억2400만 위안(약 1516억원)에서 2016년 44억2300만 위안(약 7250억원)으로 약 5배가 늘었으며, 순이익도 2014년 마이너스 1286만 위안(약 22억원)에서 2016년에는 2억3700만 위안(약 389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싼즈쑹수의 전체 매출 중 타오바오 플랫폼 기반 매출은 60~70%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 5월에는 ‘중국 브랜드의 날’을 맞아 발표된 최고 잠재력 브랜드에서 1위를 거머쥐기도 했다.

중국 매일경제신문은 “싼즈쑹수는 타오핀파이의 대표 브랜드로 이번 하반기 IPO 시장의 기대주”라고 전했다. 이어 신문은 "알리바바는 대부분의 타오핀파이가 IPO 추진시 감수해야 할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협력사 상장 지원 부서’를 개설하는 등 적극적으로 IPO를 지원하고 있어 더 많은 타오핀파이의 IPO 시장 활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디지털 경제가 확산되면서 텐센트와 알리바바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케소(Keso) IT평론가는 "올해 하반기 텐센트와 알리바바 기반으로 성장한 업체들이 IPO 시장을 장악하며 두 기업의 디지털 생태계 파워가 증명된 만큼 더 많은 이용자가 샤오청쉬, 타오바오를 통한 성공을 꿈꿀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