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책 신간]사무인간의 모험..오늘날 직장인서 고대 노예의 모습이?

2018-07-10 14:11
이종서 지음 ㅣ(주)웨일북 펴냄

 

이 책은 사무 노동을 통해 본 세계사다. 역사, 경제, 사회, 기술의 변화에 따라 사무 노동의 의미와 입지는 계속 변해 왔다.

그러나 ‘사무인간’은 기본적으로 늘 앉아서 무언가를 쓰는 사람들이었다. 기원전 파피루스에 글을 쓰던 사람들이, 고대와 중세의 필경사들이, 산업화를 거쳐 타자기로 전보를 써 부치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은 호황에 웃고 불황에 울며 공황에 내몰리기도 했다가, 급변하는 과학기술에 자리를 내주기도 하고 간신히 발을 맞추기도 하면서 오늘날 키보드로 보고서를 타이핑하는 회사원으로 변모했다.

책의 매 꼭지를 이끌어가는 '이사무'는 오랜 사무직 생활을 거쳐 콘텐츠 기획사를 운영하는 저자 이종서 씨의 직간접적 경험이 녹아 만들어진 가상의 인물이다.

일터나 퇴근 후 집에서조차 공상에 빠지기 일쑤인 이사무는 우리들이 한번쯤 해봤을 고민들을 대신해 준다. 아무런 준비 없이 퇴사한 김 부장의 한탄에서 생존을 위해 운명을 개척해야만 했던 고대 노예의 모습을 떠올리다 노예제와 그들의 노동의 의미를 고찰해 오늘날 직장인의 처지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밝히는 식이다.

‘평생 조직인’이 아니라 ‘평생 직업인’의 길을 택한 한 사무인간이 투영돼 있다. 그러니 이사무의 이야기는 눈 앞의 일과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불안해 하는 오늘 날 평범한 사무인간인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