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한-인도관계, 4强 수준으로 격상"

2018-07-09 19:28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 연설 …"한국은 지금 역사적 전환점…투자 적기 자신"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인도 뉴델리 타지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포럼에서 '신 남방정책 구체화를 위한 한·인도 경제협력 방안'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양국의 미래 협력을 위한 '3P Plus 파트너십'을 제안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인도와의 관계를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수준으로 끌어올리려고 한다"며 "상호 보완적인 기술력과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협력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인도 국빈방문 이틀째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델리 타지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 연설을 통해 이같이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그 의지를 담은 것이 신남방정책으로, 단순한 경제협력을 넘어 더불어 잘사는 사람중심의 평화공동체를 함께 만들고자 하는 것이다. 저는 이것을 사람(People)·상생번영(Prosperity)·평화(Peace)의 3P로 제시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신남방정책은 모디 총리님이 추진하는 신동방정책과도 맞닿아 있다"며 "신동방정책과 신남방정책은 아시아 전체의 번영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제 양국의 교류는 국민의 일상 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인도 국민은 현대차를 타고 삼성 휴대폰을 사용하고, 한국 국민은 요가로 건강을 지키고 카레를 즐겨 먹는다"며 "교류·협력이 양국 국민의 삶을 풍요롭게 해 주고 있고 저는 여기서 성큼 더 나아가 더 깊은 우정으로 협력하자고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인도와 한국은 세계 7위와 11위의 경제 대국이지만 작년 양국의 교역액은 200억 달러로 적지 않지만, 기대에 못 미친다"며 "상호 보완적인 기술력과 산업구조를 감안하면 양국이 협력할 수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하며,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경제협력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내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저는 기존의 3P 정책에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더해 '3P 플러스'를 인도에 제안하고 싶다"며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인도와 미래를 함께하겠다는 저와 대한민국의 의지"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 한·인도의 경제협력 강조 [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한국은 인도의 'Make in India' 정책에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현재 500여개의 한국기업이 인도에 진출해 투자를 늘리고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그동안 자동차·전자·섬유가 중심이었지만 앞으로 조선·의료기기·식품 가공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또한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스마트시티 100개 건설, 주요 도시 간 산업 회랑(Industrial Corridor) 건설 같은 대규모 인프라 사업에도 참가하길 희망한다"며 "한국은 산업화 과정에서 인프라와 신도시개발 분야에 우수한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고, 사방팔방으로 뻗어있는 고속도로, 거미줄처럼 얽힌 지하철이 그 상징이다. 한국이 인도에 최적의 파트너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양국이 함께 나그푸르-뭄바이 고속도로, 깔리안-돔비블리와 반드라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는 100억 달러 규모의 한·인도 금융패키지를 활성화해 인프라 사업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특히 양국 간 미래기술 협력은 시너지효과가 매우 클 것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인도가 강한 세계적인 기초과학과 소프트웨어 기술, 한국이 강한 응용기술과 하드웨어가 서로 만나면 양국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함께 주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며 "내일 정상회담에서 기존 과학기술 협력을 산업기술까지 확대한 '미래비전 전략그룹 설립' 양해각서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주항공 분야의 협력에도 기대가 크다"며 "우리별 3호를 인도 발사체가 우주로 실어줬는데, 양국이 힘을 모아 달 탐사에 성공한다면 국민에게 큰 꿈과 희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유무역 확대는 양국 경제협력과 교류를 늘리는 지름길로, 한·인도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개선 협상과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 협상이 진행 중인데, 양국 간 교역 확대가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며 "정보통신에 치우쳐 있는 인적교류도 더 다양한 분야로 확대될 것이다. 조속한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지금 역사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저는 지금이 한국에 투자할 적기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린다"면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길을 열었다. 평화가 정착되면 한국의 투자여건은 더 좋아지고, 더 많은 사업기회도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이 투자하면 한국 정부도 힘껏 돕겠다"며 "'반대편 네 형제의 배를 도와주면 네 배가 해안에 도착해 있을 것'이라는 인도 속담은 의미심장하다. 먼저 돕고 서로 도와야 무엇인가를 이룰 수 있다는 의미로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천 년을 이어온 양국 교류·협력이 이제 번영·희망의 미래를 향하고 있다"며 "해안에 배가 무사히 도착할 수 있게 한국이 돕겠다. 인도가 함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번 포럼에는 한국과 인도의 대표 기업인, 정부 인사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 LG전자, 롯데그룹, GS칼텍스, SK루브리컨츠, 한화디펜스, KB금융그룹 등 14개 대기업, 67개 중견·중소기업 경영진 등 200여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인도 측에서도 자동차, 무선통신망 사업 등 분야에서 우리 기업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 타타그룹,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 마힌드라 그룹 등 인도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청와대는 "인도는 4차 산업혁명 분야 잠재력이 큰 국가이며, 우리 기업의 신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동반 성장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이번 비즈니스포럼 기조연설은 양국의 협력 지평을 확대할 뿐 아니라 인도를 거점으로 신남방정책이 가속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