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에 벌써 멍드는 크리스마스?…美 유통업체 매출 하락 불안 커져

2018-07-08 18:04
中 수입품 관세부과 범위 넓어질까 우려 …최대 매출 시즌 타격 입을 수도

[사진=아이클릭아트]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유통업체들은 관세전쟁이 소비재로 번지면서 크리스마스 시즌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불안에 떨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아직 7월에 불과하지만, 중국와의 무역전쟁이 본격화하면서 관세 부과의 범위가 늘어날 경우 소비자물가의 상승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을 대상으로 적어도 2000억달러 규모의 관세를 더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같은 경고는 연내 가장 큰 쇼핑 시기인 연말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미국 전국소매협회(National Retail Federation)의 정부관계 담당자인 데이비드 프렌치는 "유통업자들은 이미 연말을 대비해 물품 구매를 시작하고 있다"면서 "만약 시기가 늦어져 관세가 부과된다면 물건의 가격은 비싸지고 소비자들의 소비도 줄어들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직 소비재를 관세부과 목록에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향후 중국산 제품을 대상으로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신발, 옷, 스마트폰, 장난감과 같은 품목들이 포함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때문에 중국에서 완성품이나 부품을 수입하는 업체들은 무역전쟁이 더 확전될 지 여부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장난감과 같은 소비재의 경우 중국 의존도가 매우 높아 관세 전쟁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미국의 대형 인형업체 MGA엔터테인먼트 창업자 이삭 래리언(Isaac Larian)은 "우리는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으로 생산공장을 바꿔보려고 했지만, 이 국가들은 중국만큼의 기반 시설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물건을 공급 받기 힘들었다"면서 "장난감 시장은 중국에 매우 의존하고 있으며, 이 경향이 바뀔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했다. 

물론 투자은행 등 일부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확전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관세 전쟁이 치킨 게임으로 이어질 경우 양국 모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적당한 선에서 양국이 타협점을 찾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UBS 증권의 로버트 마틴은 "500억 달러 규모 정도에서 관세전쟁은 멈출 것이라고 본다"면서도 "이를 넘어서서 무역전쟁이 번질 경우 향후 경제적 타격은 엄청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