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먹구름·실업자 증가·물가 상승 등 경제 악재 이어진다

2018-07-08 15:26
산업연구원 BSI 조사, 3분기 시황 전망 96, 매출전망 99 나타나...100 밑돈 악화 전망
좀처럼 줄지 않는 실업자...6월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7만5000명으로 전년동기 4.3% 늘어

 

미·중 간 무역전쟁을 비롯해 세계경제 위축, 내수 불황 등 대내외 경제 여건이 불안하기만 하다. 한국 산업의 주축인 제조업 역시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고용시장에도 적색등이 켜진지 오래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물가까지 합세하며 한국 경제의 악재가 끊이질 않는 것으로 지적된다. 현실에 맞는 정부의 경제정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산업연구원이 8일 발표한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조사(2분기 현황과 3분기 전망) 결과에 따르면, 3분기 시황 전망은 96, 매출 전망은 99로 각각 집계됐다. 반도체와 화학 등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 제조업 경기가 다시 악화일로를 걷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굳어지는 분위기다.

BSI는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전 분기보다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더 우세하다는 것을 뜻하고, 100 미만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시황과 매출 전망 BSI 모두 전 분기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 내수와 수출 전망도 100을 밑돌았다. 내수는 전 분기 103에서 96으로, 수출은 103에서 97로 낮아졌다. 설비투자(96)와 고용(97) 전망도 100을 하회했다.

업종별로 △반도체(105) △화학(102) △정밀기기(105) △전기기계(100)를 제외한 모든 업종이 100을 밑돌았다. 특히 △전자(98) △기계장비(93) △철강금속(95) △섬유(94)가 전 분기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다시 100을 하회했다. 자동차(90)와 조선(93)도 부진을 떨쳐내지 못할 것으로 전망됐다.

일자리 규모가 상당한 제조업의 불황이 예고되는 가운데, 실업자 규모 역시 좀처럼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고용행정 통계로 본 2018년 6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 상태로 구직급여를 새로 신청한 사람은 7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00명(4.3%) 늘었다.

업종별로 건설업(2800명)과 자동차 제조업(1400명)에서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가 많았다. 건설업의 경우 일용직 근로자의 신청이 늘었고, 자동차 제조업은 구조조정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구직급여 지급액도 5644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20억원(27.6%) 늘었다. 지난달에는 구직급여 지급액이 608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은 바 있다.

지난달 전체 구직급여를 받은 사람도 43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만3000명(10.9%) 증가했다.

취업에서 실업상태로 돌아서 구직급여를 받는 사람이 증가한 탓도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구직급여 하한액이 높아진 점이 영향을 줬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여기에 치솟은 물가마저 한국경제에 부담을 키우고 있다. 상반기 곡물값은 지난해 동기 대비 19.8%나 올랐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85년 이후 최대 상승폭을 나타낸 것으로 기록됐다.

상반기 곡물값 상승을 견인한 쌀값의 경우, 지난해 생산량이 크게 줄면서 올 상반기 26.4%나 급등했다. 1981년 상반기 34.8%가 오른 이후 37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한 셈이다.

외식비 부담도 커졌다. 올 상반기 외식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 상승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올 상반기 전체 물가 상승률인 1.4%보다도 1.3%p 더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전체 물가 상승률 대비 외식물가 상승률의 역전 현상은 2015년부터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한국경제는 여러 시그널을 통해 다양한 위기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반기 들어 노동시장의 변화, 기존 경제정책에 대한 결과가 상당부분 한국경제를 함축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만큼 경제 현실에 최적화된 정책 추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