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인상·규제강화에 강남 경매시장 찬바람
2018-07-03 14:25
강남 4구 10억원 이상 아파트 낙찰가율 101.5%...전달 대비 17.5%포인트 하락
보유세 윤곽 나오자 '일단 사자' 분위기 사라져
보유세 윤곽 나오자 '일단 사자' 분위기 사라져
부동산 규제와 보유세 인상의 영향으로 경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 5월만 해도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고가 낙찰이 속출했지만 지난달부터 강남권을 중심으로 경매시장의 투자열기가 급속히 냉각되고 있다.
3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낙찰된 아파트 중 낙찰금액 기준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103.2%를 기록했다. 전달에 평균 111.8%에 비해 8.6%포인트 떨어졌다.
강남4구로 좁히면 낙찰가율 하락은 더 뚜렷하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의 경우 10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의 낙찰가율은 평균 101.5%로 전월 119.0% 대비 17.5%포인트나 급락했다. 평균 응찰자도 전월 13명에서 6월 2.7명으로 크게 줄었다.
낙찰가율이 100%를 웃돌고 있어 경매를 통해 고가 아파트를 사들이려는 수요는 여전히 있지만 낙찰가율의 급격한 하락은 경매시장이 하강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올해 들어 부동산 경매 시장에서 강남권을 중심으로 10억원을 넘기는 고가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유독 높았다. 지난해 말과 올해 초 아파트 값이 급등하자, 감정가가 시세 대비 20~30%가량 저렴했기 때문이다. 서울 10억원 이상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올해 들어 1월(101.4%), 4월(105.0%), 5월 (111.8%), 6월(103.2%) 총 4번에 걸쳐 100%를 넘겼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낙찰가율이 떨어지긴 했으나 아직 낮은 편은 아니다”며 “경매물건은 감정이 7개월~1년 전에 이뤄져 시세 대비 저렴한 물건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달 들어서 낙찰가율이 전월 대비 크게 하락한 이유는 보유세 개편안에 대한 윤곽이 나온 영향이 컸다. 잇단 규제 도입에 시장 참여자들이 섣불리 움직이기 어려워진 것이다. 서지우 지지옥션 경매분석센터 연구원은 “보유세 인상에 대한 윤곽이 확실치 않았던 5월에만 해도 ‘일단 사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했으나 6월에 보유세 개편안의 모습이 구체적으로 드러나면서 거래가 주춤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전월에 비해 강남권에서 눈여겨볼 만한 고가 아파트가 많지 않았던 점도 낙찰가율이 하락한 이유다. 서 연구원은 “지난달 진행된 물건들은 한건을 제외하고 모두 지난해에 감정된 물건들”이라며 “아파트 시세가 많이 오르긴 했으나 현재 시세와 엄청나게 큰 차이가 나지 않은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가장 높은 낙찰가율에 팔린 아파트는 서울 송파 성지아파트로 131%에 달했다. 7억2699만원에 팔려 감정가(5억5600만원) 대비 1억7000만원 비싸게 팔렸다. 10억원 이상 아파트 중에는 강남권에서는 서울 송파 잠실주공이 108%의 낙찰가율을, 강북권에서는 서울 용산 센트레빌아스테리움 서울이 각각 108%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송파를 제외하고는 거여동 등지의 물건이 나오는 등 주목할 만한 지역의 물건이 없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