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CEO들, 채용비리 털고 하반기 글로벌 행보 가속

2018-07-02 19:00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사진=각 사 제공]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의 행보가 다시 바빠지고 있다. 그동안 채용비리 여파 등으로 대외활동이 대폭 축소됐었지만, 하반기부터는 해외 투자 유치와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후 처음으로 해외 투자설명회(IR)에 나섰다. 오는 6일까지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IR를 실시하고, KB금융의 해외 주요 주주와 기관투자자들에게 경영 현안과 중장기 전략을 설명할 계획이다. KB국민은행 홍콩지점과 KB증권 홍콩현지법인도 방문해 글로벌 진출 전략을 가다듬는 시간도 마련할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사업에 주력해온 윤 회장은 KB금융이 내부 결속과 비은행 계열사 확대 등이 어느정도 이뤄졌다고 판단, 이번 출장을 시작으로 글로벌 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도 미국과 캐나다를 방문해 해외지점 직원들을 독려하고 기관 투자자 등을 만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조 회장은 4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을 다녀온 데 이어 5월 베트남, 일본을 방문하는 등 상반기에만 총 5차례 해외 출장을 떠난 바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도 글로벌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해외 투자자 대상 IR를 진행한 데 이어 하반기 중 영국 런던 등 유럽지역에서도 IR를 개최키로 했다. 이 자리에서 향후 지주사 전환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내년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우리은행이 정부의 지분 매각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주가 상승을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역시 다음달 평양 방문을 계기로 대외활동에 본격 나설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회장은 평양에서 열리는 국제유소년 축구대회에 초청 받아 현재 참석 여부를 검토 중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검찰의 채용비리 수사 등 CEO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되자 은행권 CEO들의 글로벌 경영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경영진이 직접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경영전략을 설명하고 주주 가치 제고를 강조하는 만큼 주가 부양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