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에 '길 잃은' 시중자금
2018-07-01 18:05
신흥국 위기설로 위험자산 회피
시중자금이 갈 곳을 잃은 채 '단기부동화'하고 있다. 실마리를 못 찾는 미·중 무역분쟁뿐 아니라 꼬리를 무는 신흥국 금융위기설도 위험자산 회피심리를 키웠다.
1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머니마켓펀드(MMF) 129개에 올해 들어 6월 27일까지 순유입된 자금은 총 23조217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비해 기간을 1년(2017년 7월~2018년 6월)으로 늘리면 순유출액이 11조원에 달한다. 즉, 올해 들어 MMF에 뭉칫돈이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MMF는 수시입출금식 상품으로, 자본시장에서는 대기자금으로 여겨진다. 수익률이 높지 않지만, 마땅한 투자처가 없을 때 유입액이 늘어나는 흐름을 보여왔다.
그만큼 대외변수가 투자심리에 미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해 2월 미국발(發) 국채 금리 인상에 따른 충격이 전 세계 증시를 덮쳤다. 5월에도 미·중 무역분쟁과 신흥국 긴축발작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코스피는 2월에 5.03%(2566.46→2427.36) 하락했고, 5월에도 3.68%(2515.38→2423.01) 빠졌다.
채권형펀드 투자자도 방망이를 짧게 잡고 있다. 23개 초단기채권펀드에 올해 들어 1조7398억원이 들어왔다. 국내채권형펀드 순유입액(2조6206억원) 가운데 약 65%를 차지했다.
국내채권형펀드 수익률은 올해 들어 0.94%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주식형펀드(-5.47%)와 해외주식형펀드(-1.59%)를 모두 웃도는 성과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역분쟁 우려와 외환시장 불안감이 주식시장을 억눌렀다"고 말했다. 박석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세계지수를 봐도 그나마 경기방어주만 선방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