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투자·수출 제한? 역효과 걱정해야"…무역전쟁 전의 다져

2018-06-28 16:16
관세부과 땐 맞대응 시사, 협상 가능성도
"美 보호주의 반대", 한·EU에 유화 제스처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이 28일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중국 상무부 제공]


미국이 공언한 투자·수출 제한과 초고율 관세 부과 등 대중(對中) 강경 조치의 현실화 시점이 다가오자 중국도 적극적인 맞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다만 추가 협상의 문은 열어놓은 가운데 유럽연합(EU)과 한국 등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며 우군 확보에도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관세 부과 강행시 모든 조치 동원

중국 상무부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미국 내 투자를 제한하거나 미국산 첨단기술 제품의 대중 수출을 규제할 경우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28일 경고했다.

가오펑(高峰) 상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미·중 기업의 합법적인 기술 협력으로 양국 무역이 증대돼 왔다"며 "기술의 진보는 양국 모두에게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미국이 오는 30일 첨단기술 유출을 방지할 새 조치를 발표하기로 한 데 대한 반응이다. 중국 자본이 25% 이상 투자된 기업의 미국 내 투자를 제한하고, 첨단기술이 적용된 제품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는 게 골자다.

가오 대변인은 "미국은 대중 수출 확대와 무역적자 감축을 원한다"며 "잠재력이 큰 첨단기술과 서비스 분야의 수출을 제한하는 것은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19일 발표한 중국의 기술 및 지식재산권 침해 관련 보고서에 대해서도 "비상식적"이라고 비판했다.

가오 대변인은 "글로벌 경제 내에서 기술 전파가 갖는 효과에 대해 약간이 상식만 있다면 보고서 내용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고서를 만든 사람은 미·중 기업 간의 계약 원칙과 상호 협력의 역사를 모른 척했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직접투자(FDI) 자금이 중국에 가장 많이 몰리는 것은 그동안 시장경제를 촉진하고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해 왔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개혁·개방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중국은 다음달 7일로 예정된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보복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500억 달러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초고율 관세를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가오 대변인은 "중국은 이미 준비를 마쳤다"며 "미국이 관세 부과 명단을 내놓는다면 중국은 질적 및 양적인 수단을 비롯해 각종 필요한 조치로 국익과 인민의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한·중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 때처럼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 금지나 특정 기업에 대한 규제 등의 보복 조치를 취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한국·EU와 밀접한 소통 원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서 수입하는 농산품·에너지 관세를 인하한 것이 미국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에도 선을 그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5일 한국·인도·방글라데시·라오스·스리랑카산 대두에 대한 관세를 폐지하고 액화석유가스(LNG) 관세율은 3%에서 2.1%로 낮춘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가오 대변인은 "2016년 관련 협정을 맺었던 것이 올해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한국·EU 등과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며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전력을 집중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가오 대변인은 한·중 경제 협력 관계의 개선 여부를 묻는 질문에 "양국은 중요한 경제·무역 파트너"라고 강조한 뒤 "올해 들어 5월까지 한·중 교역액은 1262억6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17.4% 증가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중국은 한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기를 원한다"며 "앞으로도 양국 국민의 이익 증진을 위해 경제·무역 분야의 협력 수준을 높이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가오 대변인은 지난 25일 베이징에서 열린 제7차 중·EU 고위급 경제대화에 대해서도 "양측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반대하고 다자 무역체제를 보호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며 "양측의 협력은 세계 경제의 회생과 안정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