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파 갈등·총선까지 2년' 커지는 한국당 비대위 '인재난'
2018-06-27 18:51
비대위 구성 기준 마련도 전 후보군들 '고사'
"내부정치 복잡해 외부인사 수습 어려울 것"
"'김종인 모델' 성공은 총선 임박때문" 분석도
"내부정치 복잡해 외부인사 수습 어려울 것"
"'김종인 모델' 성공은 총선 임박때문" 분석도
당내 친박·비박 간 계파 갈등이 노골화되는 상황에서 외부 인사가 당을 수습하기란 쉽지 않은 데다, 2020년 총선까지 2년 가까이 남은 상황이어서 '중도 하차' 가능성 또한 높다는 이유에서다.
일단 준비위가 어떤 방식으로 비대위를 꾸릴지에 대한 기준안은 27일 현재까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지난 26일 첫 회의를 연 준비위는 이 자리에서 상견례를 진행했고 오는 28일 두 번째 회의에서 본격적인 비대위원장 후보 기준과 인선 방식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준비위 위원으로 참여하는 장영수 고려대 교수는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어제 모임에서 나온 이야기는 당내에 화합과 혁신, 이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해서 성공할 수 있는 분을 모셔야 하지 않겠느냐는 정도"라고 말했다.
기준이 아직 마련되진 않았지만 비대위원장 후보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들은 잇따라 고사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먼저 비대위원장 후보로 끊임없이 거론되는 김종인 전 의원은 한국당 내에서 '김종인 모델'이 언급된 데 대해 "모르는 일로, 그런 데 관심을 전혀 안 두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종인 모델은 민주당이 총선 직전인 2016년 1월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를 진두지휘한 '적장' 김종인 전 의원을 비대위 대표로 파격적으로 영입, 공천권 등 전권을 보장해주고 물갈이 공천을 주도하도록 한 사례를 말한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린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도 지난 26일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조문 후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장 제의와 관련해) 누군가 보수의 날개를 제대로 세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것이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선을 그었다.
정치권 안팎에선 선거 패배 이후 당 내홍이 깊어지는 가운데 외부에서 온 비대위원장이 이를 수습하기란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신율 정치평론가는 "한국당의 현재 인재난은 한국당이 쓰러져가기 때문이 아니"라며 "내부 정치가 너무나 복잡한 상황에서 내부에 뿌리가 없는 사람이 들어가봤자 굉장히 힘들 것이기 때문에 고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기에 비대위원장에 전권을 줄지 안 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전권을 준다 하더라도 내부 복잡한 정치 상황은 외부 인사가 정리하기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구나 2020년 총선까지는 1년 10개월여 남은 상황이다. 김 대행이 언급한 '비대위원장에 공천권 부여'는 현실 가능성이 낮더라도, 총선을 치르기 전까지 비대위원장을 얼마든지 흔들 수 있는 기간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는 "과거 민주당에서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총선이 아주 임박해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한국당의 상황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어 "비대위원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당을 잘 꾸려나갈 수 있는 인물로 두고, 그 이후에 재심을 받아야 한다"며 "그게 아니라 지금 공천권을 들이밀면 친박·비박 간 갈등이 폭발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국당은 아직 비대위 구성에 관한 기준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인재난'이란 말은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아주경제와 통화에서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검토는 시작 자체가 안 됐다"며 "아직 (인물을) 찾아보질 않아서 인재난이 될지 인재가 넘쳐날지는 조금 더 있다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안 준비위원장은 그러면서 "준비위는 임의적 기구일 뿐이고 비대위 구성에 어떤 권한을 갖는 게 아니"라며 "비대위원 구성과 관련한 기초 조사를 해서 의원총회에 보고하고 통과되면 결정이 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