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베일 벗은 ‘정용진표 만물상’…감성은 B급, 재미는 A급

2018-06-27 16:02
500원부터 4000만원까지, 4만개 상품…정돈보다 재미에 방점
다 둘러보는데 1시간 소요, 동선 복잡…성인용품숍·흡연실, 미성년자 통제 관건

27일 스타필드 코엑스 지하 1층에 위치한 삐에로쑈핑의 입구 전경.[사진= 박성준 기자]


1년 동안 준비한 ‘정용진표 만물상' 삐에로쑈핑이 모습을 드러냈다.

삐에로쑈핑은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지하 1층과 지하 2층에 걸쳐 위치해 있다. 면적은 지하1층 893㎡(270평), 지하2층 1620㎡(490평)로 총 2513㎡(760평) 규모다.

개장을 하루 앞둔 27일, 삐에로쑈핑 입구에는 번쩍이는 전광판이 고객을 유인했다. 입구에서부터 형형색색의 전광판이 환영인사를 전하며 B급 감성을 제대로 표현했다.

유진철 삐에로쑈핑 브랜드 매니저는 “이름에서부터 쇼핑이 아니라 쑈핑으로 표현해 매장의 B급코드와 복고적인 분위기가 나도록 의도했다”고 설명했다.

매장 내부에 들어서자 ‘요지경 만물상 삐에로쑈핑’이라는 요란한 선전방송이 꾸준히 흘러나왔다. 매장 내 안내를 맡은 직원의 티셔츠에도 "저도 그게 어딨는지 모릅니다"와 같은 장난스러운 문구가 새겨져 있다.

상품의 매대는 종류가 잘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빼곡했다. 특히 매대마다 상품의 가격이 얼마나 합리적인지 알리는 스티커와 광고판이 덩달아 붙어 있었다. 기본적으로 삐에로쑈핑은 많은 상품수와 더불어 젊은 고객층이 부담 없이 구입할 정도의 저렴한 가격을 지향했다.

송명진 삐에로쑈핑 점장은 “삐에로쑈핑 1호점에서 취급하는 상품은 4만가지”라며 “가격도 정책에 따라 여러 등급으로 분류하는데 초특가 할인상품을 ‘급소가격’, 인기상품을 ‘값오브값’, 매장 단독상품이나 외부 노출이 필요한 상품은 ‘광대가격’이라는 재밌는 용어로 부른다”고 소개했다. 일반적으로 이마트트레이더스의 상품 종류가 4000개인 것을 감안한다면 10배에 달하는 다양함이다.

상품의 종류만큼 가격대도 다양했다. 과자와 잡화 등 단돈 500원에 달하는 소모품들도 많았지만 지하 1층 매장에는 4000만원에 달하는 롤렉스 명품시계도 판매되고 있었다.

송명진 점장은 매장을 소개하면서 지하에 독특한 공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바로 흡연실과 성인용품점이다.

흡연실은 시내에 위치한 평범한 컨테이너 형태가 아니라 테마를 지향했다. 송 점장의 설명에 따르면 흡연자들의 로망인 금연 장소를 흡연공간으로 표현했다. 흡연실은 지하 2층 매장의 구석에 위치하며 서울 지하철 2호선 전동차 내부를 표현했다. 천장에는 손잡이까지 달아놓을 정도로 인테리어에 신경을 썼다.

또 다른 전략 공간은 성인용품숍이다. 성인용품숍 역시 지하2층의 구석에 배치했다. 입구는 천막으로 가려져 익살스러운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입구를 바로 들어가면 다소 평범한 상품들이 배치돼 있으며 내부로 들어갈수록 자극적인 상품이 더 많았다.

성인용품숍과 흡연공간은 모두 성인들만 사용할 수 있는 만큼, 이마트 측에서는 매장의 관리직원이 미성년자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할 방침이다.

이날 처음 방문한 기자는 매장에 들어서고 나서 모든 상품을 둘러보는 데 1시간 이상을 소모했다. 상품이 너무 많고 배치의 밀집도가 높아 매장을 돌아다니기에도 쉽지 않은 구조였다. 실제로 지하 2층에서 다시 지하 1층 출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비슷한 공간을 서너 번 돌았다.

유진철 브랜드 매니저는 “삐에로 쑈핑은 기존의 정돈된 형태의 매장이 아니라 혼돈스럽고 재미있는 콘셉트의 역발상에서 매장을 꾸몄다”며 “기존의 유통채널이 온라인으로 이동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은 재미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새로운 방향이 필요하다”며 삐에로 쑈핑의 오픈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스타필드 코엑스몰에 선보이는 삐에로쑈핑 1호점에 이어 이마트 측은 동대문 두타몰에 2호점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신논현에 준비 중인 3호점은 아직 미정인 상태다. 
 

삐에로쑈핑 지하 1층 내부 모습. 상품과 광고판이 요란스럽게 붙어있다.[사진= 박성준 기자]

 

삐에로쑈핑 지하 2층에 위치한 성인용품점 입구 전경.[사진 =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