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한국, ‘0%의 기적’ 위해 뛴다…역대 2패 뒤 16강행 ‘제로’

2018-06-25 17:24

[손흥민에게 작전 지시하는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연합뉴스 제공]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0%의 기적’을 꿈꾼다.

한국은 27일 오후 11시(한국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리는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마지막 3차전에서 독일과 맞붙는다. FIFA 랭킹 57위의 한국이 넘어야 할 상대는 무려 56계단이나 위에 있는 1위의 세계 최강 팀이다.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의 상황은 좋지 않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멕시코에 충격적인 0-1 패배를 당한 뒤 2차전에서도 스웨덴과 치열한 공방전 끝에 후반 추가시간 극적인 ‘극장골’에 힘입어 2-1로 간신히 이겼다. 1승1패를 당한 독일은 승점 3점을 확보했지만, 16강 진출을 위해선 큰 점수 차로 승점 3점을 얻어야 낙관할 수 있는 처지다.

한국의 사정은 더 좋지 않다. 조별리그 1차전에서 스웨덴에 0-1로 패한 뒤 멕시코와 2차전에서 1-2로 져 승점 없이 2패를 떠안았다.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 있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할 상황이다.

한국이 기적 같은 16강 진출을 이룰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한국이 독일을 꺾고, 같은 시간 열리는 멕시코와 스웨덴 경기에서 멕시코가 이기는 시나리오다. 이 기본 조건이 일단 갖춰져야 16강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또 한국이 독일을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하는 부담스러운 경우의 수가 하나 더 붙어 있다.

조별리그를 2패로 출발한 한국처럼 기적의 16강행 티켓을 얻은 경우가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단 한 번도 없었다. 월드컵 본선 참가국이 32개국으로 늘어난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2014년 브라질 대회까지 조별리그 1, 2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총 29개국 있었지만, 16강에 오른 팀은 없었다. 또 올해 대회에서도 조별리그에서 2패를 당한 팀은 한국을 포함 9개국이 나왔다. 한국을 제외한 8개국은 모두 최종전 결과에 관계없이 탈락이 확정됐다.

한국이 16강 진출에 성공한다면, 1998년 이후 2패를 당하고 탈락하지 않은 38번째 국가, 최초의 사례로 역사 속에 남는다. 이번 대회 이변을 넘어 월드컵 역사상 최대 이변으로 기억될 ‘0%의 기적’인 셈이다.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최상의 전력으로 투혼을 펼쳐야 하는데, 비상이 걸렸다. 신태용호의 중원을 책임지며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까지 맡은 ‘캡틴’ 기성용이 왼쪽 종아리 근육 부상으로 독일전 출전이 어렵다. 손흥민이 한국의 ‘차’라면 ‘포’를 떼고 독일전에 나서는 것과 다름없다.

수비 부담도 크다. 무조건 한국에 대승을 거둬야 하는 독일이 최상의 멤버로 전력을 다할 경기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관건이다. 한국의 장현수와 김민우 등 주축 수비수들이 이번 월드컵에서 호된 비난을 받으며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다. 기성용이 빠진 전력에서 수비진들이 짊어질 부담감과 책임감에 위축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0%의 기적. ‘0’이라는 숫자가 놀랍지 않은 신태용호의 현실이 냉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