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골보다 빛난 '울보' 손흥민의 ‘러시아 월드컵 눈물’
2018-06-24 09:04
4년 전보다 훨씬 성숙해진 손흥민의 두 번째 눈물
4년 후 월드컵에서 손흥민은 더욱 진한 눈물을 흘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손흥민이 후반 추가시간 만회골을 넣었지만 전반 26분 카를로스 벨라에게 페널티킥골, 후반 21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 추가골을 내주며 1-2로 졌다. 한국은 2패를 기록했지만 독일과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16강 진출을 노릴 수 있게 됐다.
태극전사들은 투혼의 플레이를 펼쳤지만 멕시코에 석패했다. 모든 것을 쏟아낸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이용, 장현수 등 한국 선수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손흥민은 울지 않았다. 경기장에서 울고 있는 선수들을 다독이며 격려하기에 바빴다.
수만명의 멕시코 팬들 틈에서 “대한민국”을 목 놓아 외쳤던 관중들에게 인사를 건너면서 손흥민의 눈가가 붉어지기 시작했다. 경기 후 방송 인터뷰에서 참았던 눈물이 터졌다.
손흥민은 "선수들이 상당히 잘 해줬는데 져서 아쉽고, 선수들이 빨리 정신적인 부분을 회복해야 한다. 마지막 결과는 저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북받치는 감정을 드러냈다.
이어 손흥민은 "너무 죄송스럽지만 선수들은 정말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며 "많은 응원을 보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진심 가득한 인터뷰와 눈물로 대표팀 선수들을 감싸 안았다. 4년 전 막내에서 이제는 동료들의 눈물을 먼저 닦아주는 선수로 성장한 것이다.
‘국민 울보’ 손흥민의 눈물은 계속됐다. 라커룸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의 위로와 격려에 손흥민은 또 한 번 굵은 눈물을 흘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두 시즌 연속 두 자릿수 골을 넣으며 세계적인 공격수로 자리 잡은 손흥민은 에이스라는 상당한 부담감을 이겨낼 수 있고 대표팀이 힘들 때 중심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훌쩍 성장했다.
조별리그 마지막 상대는 2010년부터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뛴 손흥민과 인연이 있는 독일이다. FIFA랭킹 1위 팀을 상대로 손흥민은 "남은 경기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해서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 대한민국 축구가 아직 할 수 있다는 그런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