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멕시코전 ‘흔들린 수비’...한국팀은 일어나지 못했다

2018-06-24 03:53
자신감 잃어버린 아쉬운 한국 수비

멕시코전에서 한국팀의 기세는 좋았다. 하지만 한 번 무너진 수비가 회복되긴 어려웠다. 손흥민의 만회골도 어쩌지 못했다. 한국은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했다.

한국은 24일(한국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러시아 월드컵 F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1-2로 석패했다. 수비에서 큰 아쉬움을 남긴 경기였다. 멕시코전 후 신태용 감독은 "수비 선수들이 너무 자신감을 잃어버려서 그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전반 시작 직후 한국의 경기 흐름은 좋았다. 경기는 선 수비 후 역습 전술대로 순항했다. 멕시코의 빠른 측면 공격을 잘 차단했고 긴 볼로 역습을 노렸다. 멕시코는 계속해서 뒷공간 약점을 노출하는 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를 놓치지 않은 손흥민 등의 역습이 이어졌다.
 

[23일(현지시간) 러시아 로스토프나노두 로스토프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2차전 대한민국과 멕시코의 경기. 1-2로 패한 한국의 손흥민과 선수들이 장현수를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그러나 전반 23분 한국의 경기 상황에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김민우가 수비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멕시코의 패스를 놓쳐 측면이 열린 것. 반대편으로 넘어오던 크로스를 안데레스 과르다도가 잡았다. 그는 곧장 크로스를 날렸다.

이때 장현수의 판단이 패착이었다. 장현수는 과르다도의 크로스를 위험지역에서 슬라이딩으로 저지하려다 하늘로 솟아 있던 오른팔에 공이 맞았다. 이에 주심은 핸드볼 파울로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비디오 판독(VAR) 과정도 거치지 않고 내준 PK였다.

불안한 예감은 현실이 됐다. 전반 25분 카를로스 벨라가 페널티킥골을 터뜨리며 선제 득점을 한 것. 대한민국의 첫 번째 위기였다. 한국은 스웨덴전에 이어 또 한 번의 페널티킥 실점을 했다.

한국팀은 첫 실점 후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의욕적으로 후반전에 임했지만 후반 21분 멕시코의 역습 상황에서 또 한 번 무너졌다. 이르빙 로사노가 중앙 미드필드 지역을 돌파한 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에 공을 넘겼다. 에르난데스는 문전 왼쪽으로 파고들었고 장현수는 곧장 태클을 시도했지만 시기상조였다. 에르난데스는 장현수의 태클을 기다렸다는 듯 여유롭게 제쳤고 오른발슛을 날려 한국팀의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추가골 허용으로 0-2 상황을 맞았다.

경기 후 신태용 감독은 “첫 번째 골도 아쉬운 부분이 많이 남는다. 두 번째 골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를 사이드로 몰고 나와야 했다. 수비수들이 여유가 없다. 몸을 던져서 막아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보이지 않는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반과 후반에서 잇단 실수를 저지른 장현수는 지난 1차전에서도 비난의 중심에 섰다. 박주호의 부상과 김민우 페널티킥 반칙의 원인 제공자로 지목되면서부터였다. 장현수는 1차전에서의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2차전 역시 그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한국은 에이스 손흥민의 추가시간 득점으로 간신히 무득점 경기를 면했다. 후반 추가시간 손흥민은 왼발 중거리슛을 강하게 때리며 상대의 왼쪽 골문을 열었다. 하지만 한국은 이후 동점골을 따내는 덴 실패했다. 경기는 한국의 1-2 패배로 끝났다.

장현수는 경기 종료 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쥐고 오열했다. 그에게 유독 가혹했던 이번 월드컵이 마음에 큰 짐으로 남은 듯했다. 동료 선수들은 장현수의 곁으로 다가가 토닥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2연패와 함께 조 최하위를 유지했고, 사실상 16강 진출이 불가능해졌다. 반면 멕시코는 F조 독일과 한국을 상대로 2승을 거두며 16강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 오는 27일 오후 11시 카잔 아레나에서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