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랐던 유통 이야기 ‘리테일 디테일’(56)] 무알코올 맥주, 아무리 마셔도 안 취할까?
2018-06-22 07:52
A. 0.5% 미만 알코올 함유, ‘진짜 무알코올’은 0.00% 표기…주류 아닌 음료 분류
술은 못 마셔도 기분은 내고 싶은 이들이 찾는 무알코올 맥주. 5년여 전만 해도 임산부나 소수 마니아 제품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들어 무알코올 맥주가 성장세다. 홈플러스의 경우 논알코올(non-alcoholic) 맥주만 12종을 취급할 정도이며, 하이트진로음료의 무알코올 맥주 매출은 매년 한 자릿수씩 늘고 있다. 일본의 경우, 시장 규모가 8000억원에 이른다.
국내 주세법에 따르면 알코올 도수 1도, 알코올 함량 0.5% 미만이면 무알코올 맥주로 분류할 수 있다. 제품 유형도 ‘주류’가 아닌 ‘음료’로 분류된다.
그렇다면 무알코올 맥주를 마시면 정말 안 취할까? 개인별 알코올 해독 능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결론적으로 알코올이 소량이라도 포함돼 있는 제품은 신체에 흡수된다. 무늬는 음료지만 무알코올 맥주에도 0.5% 미만 소량의 알코올이 함유돼 있기 때문이다.
진짜 무알코올 맥주와 무늬만 무알코올인 맥주의 차이점은 또 있다. 제품 유형은 같은 음료지만, 성분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탄산음료’, ‘성인용음료(혼합음료)’, ‘기타발효음료(탄산가스 함유)’ 등 각각 다르게 표기돼 있다. 제조 공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탄산음료는 비발효 공법으로 제조한다. 일반맥주의 제조공정 가운데 효모를 첨가해 발효하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 클라우드 클리어제로의 경우 맥아를 당화시킨 후 여과한 맥아엑기스에 홉 엑기스와 맥주의 바디감을 부여하는 원료 등을 배합하고 여기에 향을 가미해 여과한다. 기타발효음료는 일반 맥주 제조에서 발효과정을 중간에 멈추거나 추후 알코올 성분을 들어내는 방식이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무알코올 맥주의 소비자들은 술을 마실 수 없는 이들이지, 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아니라서 주류 코너에 진열하는 것이 소비 취향에 적합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