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엔인권이사회에서 탈퇴…"반이스라엘 성향 편중"

2018-06-20 07:45
전문가들 "국제 인권상황 더 악화할 수도"

[사진=AP=연합뉴스]


미국이 19일(이하 현지시간) 유엔 인권이사회(HRC) 탈퇴를 선언했다. 이날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장관은 반이스라엘 성향으로 치우쳐 있다면서 미국은 인권이사회에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헤일리 대사는 러시아, 중국, 쿠바, 이집트 등이 위원회를 개혁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좌절시켰다고 비판했으며, 동시에 미국의 동맹국들도 역시 현재 상황을 바꾸고자 하는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는 그동안 유엔인권이사회의 개혁을 요구하며, 이를 충족 시키지 않을 경우 탈퇴할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경고를 해왔다. 

개혁안 중에는 인권 개선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국가들의 회원자격 박탈 등이 있었다. 헤일리 대사는 이날 “위원회를 구성하는 국가들을 보라, 이들은 기본적 인권마저 무참히 무시하는 이들이다"라면서 베네수엘라, 중국, 쿠바, 콩고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스라엘에 대한 불균형적인 적대감의 표출은 위원회가 인권이 아닌 정치적인 판단을 기준으로 편향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결정은 또 최근 미국의 아동격리 이민 정책에 대한 비판이 비등해지는 가운데 나왔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Zeid Ra’ad al-Hussein)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지난 18일 미국의 아동격리 이민 정책에 대해 "부도덕한 정책"이라고 언급하면서, 당장 멈출 것을 요구했다. 

이번 탈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인권 단체의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 정책에 있어 인권을 최우선에 놓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바 있다. 

헤일리는 인권위원회의 탈퇴가 인권향상에 대한 미국의 노력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이미 휴먼라이츠 퍼스트, 세이브더 칠드런 등 다양한 인권 단체들은 미국의 탈퇴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에게 서신을 보내, 미국의 탈퇴는 세계적으로 인권 우선 정책 강화를 어렵게 만들며, 고통받는 희생자들을 늘릴 뿐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외교전문가들은 미국의 탈퇴가 쿠바, 러시아, 이집트, 파키스탄 등이 UN의 인권 상황 개선 권고를 주권 침해라고 보는 의견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