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한미연합훈련이 뭐예요?

2018-06-18 00:00

[출처=AFP]


Q.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단하겠다고 밝힌 '한미연합훈련'은 어떤 훈련인가요?

A. 대표적인 연합훈련은 매년 3월 즈음에 진행되는 키리졸브(KR)연습과 독수리 연습(FE)이 있어요. KR는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 전력의 원활한 전개를 위한 지휘소훈련(CPX)인데요.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서 미군 증원 전력을 수용, 대기, 전방이동 등을 숙달하는 훈련입니다.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중심으로 북한군의 공격을 가정해 한미 연합군의 방어에 초점을 맞추는 1부 훈련과 연합군의 반격을 가정하는 2부 훈련으로 나뉘는데요. 한미연합사령부가 주관하고 주한미군 사령부, 각 구성군 사령부 요원이 참여합니다.

FE는 야외기동훈련(FTX)으로 1961년 소규모 후방지역 방어훈련으로 시작됐는데, 현재는 후방지역경계 및 연합전시증원(RSO), 특수작전, 상륙 기동작전, 전투항공작전 등 연합사 임무를 포함하는 훈련으로 범위가 확대됐어요.

이 훈련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기간에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하기 위해 작전계획절차를 익히는 것이 주요 목적이고요. KR와 FE 훈련을 2002년부터 통합해 진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어요.

이 밖에도 매년 8월에서 9월 사이에 진행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도 있어요. 이 연습은 한미군뿐만 아니라 정부기관도 참여하는 게 특징인데요. 1954년부터 유엔사가 주관하던 포커스렌즈 군사연습과 정부 차원의 군사지원훈련인 을지연습을 통합한 훈련입니다.

UFG에는 시·군·구급 이상 행정기관과 주요 동원산업체, 군단급 이상 육군부대, 함대사급 이상 해군부대, 비행단급 이상 공군부대, 해병대사령부, 주한 미군과 전시증원 부대가 참가해요. UFG도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진행됩니다.

또, 상륙돌격을 위한 연합상륙전훈련(연 1회), 전력 중고도 침투훈련인 연합공격편대군훈련(한국·미국, 연 6회), 대테러 종합모의훈련인 연합대테러훈련(한국·미국·러시아, 연 1회) 등도 있어요.

해상에서 모의 전투·함포사격 등을 훈련하는 환태평양훈련(한국·호주·칠레·영국·미국 등, 격년제), 잠수함 전력을 평가하는 한미 잠수함전 훈련(격년제) 등 부대별, 군별 위주의 중·소규모 연합훈련은 수십 종류에 이릅니다.

Q.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을 왜 반대하나요?

A. KR/FE와 같은 연합훈련은 북한의 남침을 상정해 침략군을 격퇴하는 등의 다양한 계획에 따라 진행되는데요. 한미 양측은 연합훈련이 ‘방어적’ 성격으로 이뤄지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북한은 연합훈련이 개시될 때마다 ‘북침연습’이라며 반발하고 있어요.

특히 훈련 계획이 북한과의 전면전 대비에서 2011년 이후 북한의 급변사태를 대비하는 내용으로 변경되고, 최근 북한 최고 수뇌부와 핵·미사일 시설을 선제타격하는 ‘맞춤형 확장억제전략’, ‘4D계획’(탐지·교란·파괴·방어)을 추가하면서 북한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요.

작전계획 5015(Operational Plan 5015; OPLAN 5015), 간단하게 ‘작계 5015’라 불리는 군사 작전 계획이 바로 그것입니다. 작계 5015는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작계 5029’, 전면전에 대비한 ‘작계 5027’, 국지도발에 대응한 평시작계를 통합한 것입니다.

작계 5015는 2010년 10월에 열린 제42차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양국 국방장관의 합의로 제안됐고, 2015년 6월 한미연합군사령부 사령관 커티스 스캐퍼로티 대장과 합동참모본부 의장 최윤희 대장이 서명하면서 발효됐어요.

Q. 과거에도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된 사례가 있나요?

A. 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였죠. 그것도 보수적인 군부 정권에서 이뤄진 결정이었어요. 1991년 말 노태우 정부는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수용하면 연합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고 제안했어요.

당시 조지 H 부시 미국 대통령은 1991년 9월 남한 내 전술핵 철수를, 노태우 정부는 같은 해 12월 ‘핵부재 선언’을 발표하고 남북기본합의서를 채택했어요. 북한은 이를 받아들여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핵안전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이에 따라 1992년 3월 예정됐던 연합훈련인 ‘팀스피릿’이 취소됐어요. 이후 북한은 1993년 2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핵 사찰을 받았습니다. 그러다 1992년 10월 대선 직전 터진 ‘남한 조선노동당 사건’을 구실로 팀스피릿을 재개했습니다.

북한은 이에 맞서 1993년 3월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며 대놓고 핵무기를 개발하기 시작했어요.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 합의 직후엔 팀스피릿을 대폭 축소해 컴퓨터 시뮬레이션 훈련인 한·미연합전시증원연습(RSOI)으로 대체했어요.

하지만 남북 군사적 긴장감과 핵 문제는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Q. 이제 한미연합훈련은 어떻게 되나요?

한미연합훈련 중단은 이제 기정사실이 됐어요. 발표 시기만 남았을 뿐입니다. 연합훈련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UFG와 KR, FE 훈련이 취소될 전망입니다.

한미 군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중단 발언 이후 즉각 논의를 개시해 오는 8월 예정된 UFG 연습을 중단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어요. 최근 국방부가 UFG 연습 중지 여부와 관련해 한미 간에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지난달 16일로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의 무기한 연기 구실로 삼은 대규모 공중훈련인 맥스선더(Max Thunder)는 중단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해요.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군 관계자들은 비질런트 에이스와 맥스선더는 양국 공군 차원의 전투준비태세 임무를 점검하는 차원에서 시행되는 데다 미 전략자산이 정기적으로 투입되지 않아 중단 대상에서 제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요.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미 외회에서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오찬을 하는 자리에서 “6개월에 한 번씩 실시하는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중단하지만 통상적인 태세훈련은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어요.

미 태평양사령관을 지낸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도 지난 14일 워싱턴에서 열린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연합훈련 중단은 주요 군사 훈련에 해당하고 한국 내 미군 병력의 일상적인 소규모 훈련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