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신규진입 논쟁’ 재점화… ‘차별화 전략’ 유효할까

2018-06-17 22:38
“차별화로 상생” vs “결국엔 과당경쟁” 신경전

LCC 6사 항공기 사진[사진=각 사 제공]




저비용항공사(LCC) 시장을 두고 신규 진입하려는 사업자들과 기존업체간 대립 양상이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신규 진입을 노리는 업체들은 차별화된 사업모델을 통해 기존 항공사와의 상생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기존 항공사들은 과당경쟁과 이에 따를 경영난은 곧 고객의 안전문제로 직결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TCC‧HSC 등 차별화 통해 신규진입 시도

17일 LCC업계에 따르면 플라이강원은 지난달 30일 국토교통부에 국제항공운송사업자 면허신청서를 제출했다. 또 에어로케이와 프레미아항공, 에어대구, 남부에어 등도 조만간 LCC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태세다이들 업체는 기존 항공사와 다른 영업방식을 통해 차별화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플라이강원은 기존 항공 수요를 잠식하는 영업방식이 아닌 외국인 관광객 수요를 창출하는 ‘TCC’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주원석 플라이강원 대표이사는 “아웃바운드 위주인 기존 항공수요를 잠식하지 않고 인바운드 수요 확보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기존 항공사들과 상생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조만간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신청할 예정인 프레미아항공은 'HSC(Hybrid Service Carrier)'를 차별점으로 꼽았다. 국내 LCC들이 단거리 노선 위주로 영업하는 상황에서 중장거리 위주로 노선을 취항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이런 차별화 전략이 기존 업체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한 행보라고 해석했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해 말 플라이강원과 에어로케이의 면허를 반려할 당시 ‘국적사간 과당경쟁 우려’를 사유 중 하나로 제시한 바 있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교수는 “새로 진입하는 항공사들이 다양한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는 것은 긍정적”이라며 “고객의 선택권을 늘리고 지방공항 활성화 등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 LCC “과당경쟁시 안전투자 소홀 등 우려”

신규 진입하려는 항공사들이 차별화 모델을 내놨지만 기존 항공사들은 신규 진입에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사장은 최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열린 '2018 북아시아 LCC 서밋'에서 LCC 시장에 신규진입하는 사업자가 늘어나는 것에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LCC 수가 더 늘어나면 슬롯 포화와 인력 빼가기 등 악순환에 빠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항공사들 역시 내부적으로 새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했을 때 발생할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있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항공운송사업 면허 허가 이전에 개최될 국토부 공청회에서 반대 의견을 적극 피력할 것으로 보인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2016년 항공운송면허를 획득한 에어서울은 초기 국제선 단독노선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을 내놨지만 현재 오사카‧홍콩‧괌 등 인기노선에 취항하며 슬롯경쟁만 키우고 있다”며 "신규 진입하는 항공사들도 초기에는 차별화 전략을 내놓지만 결국은 인기노선 경쟁에만 몰두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LCC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2020년부터 성장폭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라며 “과도히 많은 사업자가 진입할 경우 소비자의 권익을 높이기보다는 경영난으로 인한 안전투자 소홀로 안전 위협에 노출시키게 될 공산이 크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