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라이프 온 마스', 원작 뛰어넘을 신선한 타임슬립물 될까

2018-06-06 00:01

'라이프 온 마스' 출연진들 [사진=OCN '라이프 온 마스']


‘라이프 온 마스’가 타임슬립물의 맥을 이어갈 수 있을까.

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는 OCN 새 오리지널 드라마 ‘라이프 온 마스’(극본 이대일 / 연출 이정효 /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프로덕션 H)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정효 감독, 배우 정경호, 박성웅, 고아성, 오대환, 노종현 등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라이프 온 마스’는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1988년, 기억을 찾으려는 2018년 형사가 1988년 형사와 만나 벌이는 신나는 복고 수사극이다.

연출을 맡은 이정효 감독은 작품에 대해 “영국에서 명작이라 알려진 작품이다. 타임슬립 드라마의 시초라 할 수 있다”면서 “요즘은 타임슬립 장르가 많아졌지만 사실 타임슬립이라기 보다는 꿈인지 현실인지 알 수 없는 공간에서 한 인물이 살아가면서 본인의 자아 정체성을 찾고 과거에 좋은 것들을 만나게 되는 작품이다”라고 소개했다.

최근 많은 드라마가 타임슬립을 내놨다. 더불어 원작과 어떤 차별점을 뒀을까.

이 감독은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 왜 타임슬립물인가라고 생각했다. 하게 된 계기는 타임슬립물이라기 보단 꿈과 현실에 관한 혼돈스러운 지점이 부각이 되고 그 속에서 재밌는 것들이 보여서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가장 중점을 둔 건 배우들이라고 본다. 물론 대본상에 이미 흐름들이 있지만, 한국 배우들이 느끼는 감정선을 따라가는 게 가장 한국적으로 바꿀 수 있는 포인트라 생각하고 워낙 유명하고 명작이기 때문에 제가 따라가거나 하기 보다는 지금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들을 찾아서 우리 나름의 ‘라이프 온 마스’를 만드려고 노력했다”고 했다.
 

정경호 [사진=OCN '라이프 온 마스']


극중 거칠고 투박하지만 인간미 넘치는 ‘육감파 1988 형사 강동철 역을 맡은 박성웅은 원작의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을가.

박성웅은 “솔직히 원작을 안 봤다. 창작이 배우의 업이기 때문에 괜히 명작을 보다보면 쫓아가지 않을까 싶어서 감독님께 안 보겠다고 했다. 대신 많이 어긋나면 잡아달라고 했다. 이 감독님 지휘 아래 마음껏 놀았던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처음엔 좌충우돌 열심히 생각나는대로 연기를 했다. 하이라이트 영상을 보면서 연기를 저렇게 했나 싶더라. 되게 뿌듯했고 힘들었다. 영화 ‘신세계’ 대사가 제게 숙제이긴 하지만 ‘신세계’의 대사를 ‘라이프 온 마스’에서 재해석 해봤다”고 귀띔해 기대감을 자극하기도 했다.

또 정경호와의 호흡에 대해서는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성웅은 “정경호 씨와는 처음 연기를 해보는데 그저 그런 배우구나 싶었다. 그런데 한 2주 만에 정경호 씨에게 푹 빠져서 못 헤어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성웅 [사진=OCN]


이에 정경호는 “처음 봤을 때 박성웅 선배님이 10kg도 증량하셔서 되게 그랬다”고 웃으면서 “박성웅 선배님이라는 얄팍한 생각으로 갖고 있던 이미지는 아니었다. 끊임없이 노력하시는 선배님이셨고, 드라마를 함께 하고 대사를 주고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게 너무 영광이었던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캐스팅 비화에 대해 이정효 감독은 “‘무정도시’하면서 정경호 씨와 다시 한 번 작업해보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주인공 역할이 되게 어려웠다. 누구에게 이야기할까 고민하다가 괴롭혀야겠다 싶어서 정경호 씨와 함께 했다”며 “주연 배우를 두 번이나 함께 하는 건 정경호 씨가 처음이다. 할 때마다 놀라운 점을 던져주는 좋은 배우다”라고 칭찬했다.

또 “박성웅 선배님은 여러 작품을 봤는데 별 기억이 없다가 최근에 한 영화에서 캐릭터 욕심이 있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제안을 드렸다”고 말했고, “고아성 씨는 가장 어려웠던 캐릭터였다. 고아성 씨가 하시겠단 생각이 들었을 때 맞겠다 싶었다. 지금은 윤 순경에 대한 캐릭터도 헷갈리지만 고아성 씨가 자신의 색깔을 입히면서 캐릭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오대환 씨는 신의 한수다. 대본상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지는 않았다. 그런데 오대환 씨가 하는 순간부터 모든 애드립이 드라마에 반영됐다. 그래서 이용기 캐릭터가 살아났다. 신기한 경험을 했다”고 전했고, “노정현 씨는 오디션을 보고 발탁했다. 종현 씨는 오디션을 정말 잘 봤다. 능청스럽지 않은 신인스러운 형사의 느낌이었는데 나름의 해석을 통해 잘 잡아왔다. 그래서 같이 하게 됐다”고 이야기 했다.
 

고아성 [사진=OCN]


실제 1992년생인 고아성이 1988년의 시대극을 연기했다. 그는 “시대극 중에 80년대는 처음이다. 80년대 인물을 연기하는 건 외람되지만 오타쿠가 코스프레를 하는 느낌이었다. 80년대 문화와 사회에 관심이 있는데, 그런 실제와 비슷한 장소에 가서 그 시대의 문화를 연기하는게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영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라이프 온 마스’는 다른 나라에서도 리메이크 될 만큼 화제가 됐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리메이크 될 때는 제목을 바꿨다. 그러나 이정효 감독은 “사실 제목을 바꾸려고 했다. 조용필 선생님의 ‘미지의 세계’라는 노래를 좋아해서 그렇게 하려고 했었다. ‘라이프 온 마스’를 우리 식으로 다른 제목을 붙이기가 굉장히 애매했다. 어차피 리메이크작이기 때문에 제목은 그대로 가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지금의 ‘라이프 온 마스’가 됐다”고 설명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시골경찰’에 출연 중인 오대환은 ‘라이프 온 마스’ 속 경찰과 어떤 점을 다르게 연기했을까. 그는 “이용기 역할을 위해 특별히 노력한 건 없다. 그 시대에 맞는 헤어스타일을 본 적이 있어서 저도 파마를 했다”고 전했다.

대선배 배우들과 함께 작업하게 된 노종현은 첫 제작발표회 참석이라 떨리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노종현은 “함께 작업한 선배님들 다 존경하는 분들이다. 제가 데뷔한지 얼마 안 된 신인인데 ‘신세계’ 작품에서 뵌 박성웅 선배님과 함께 대사를 섞어보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막상 현실이 되니까 지금 떨리는 긴장보다 더 떨렸던 것 같다”며 “체구가 어마어마하시고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셔서 긴장도 많이 되고 어려웠지만 지금은 너무 유쾌하게 현장 분위기를 이끌어주셔서 즐겁게 촬영 잘 하고 있다. 또 선배님들이 엄청 많이 가르쳐주시고 계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간 ‘시그널’ ‘터널’ 등 타임슬립 드라마가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이정효 감독은 “시간과 장소가 바뀌었다고 해서 큰 일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이 모든게 꿈일까 현실일까에 맞춰져 있어서 2018년도 사람이 1988년도에 와서 어떤 현상을 일으킨다는류의 타임슬립물이 아니니까 한 번 보시고 판단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라이프 온 마스’는 오는 9일 밤 10시 20분 첫 방송된다.
 

오대환(좌)-노종현(우) [사진=O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