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해운강국 재도약④](르포)현대상선 부산신항만, 쉼없는 수출 전진기지
2018-06-01 06:00
20층 아파트만 한 선박에 6000여 화물박스 선적
자동화트랜스크레인으로 오차없이 컨테이너 안착
90% 자동화 시스템 인건비 절감...효율성 극대화
자동화트랜스크레인으로 오차없이 컨테이너 안착
90% 자동화 시스템 인건비 절감...효율성 극대화
"하루 평균 컨테이너 3000박스가 양하(수입)되거나 선적(수출) 됩니다."
31일 부산역에서 차로 1시간여를 달려 도착한 부산신항만. 경남 진해와 부산의 경계에서 가덕도(섬)로 들어가는 골목에 현대상선의 전용 화물 터미널인 '4부두'(HPNT)가 위치해 있다.
들어서기 전부터 집채만 한 트럭들이 컨테이너를 이고 쉼없이 오갔다. HPNT에서 처리한 짐들을 배송하기 위해 분주히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현장 관계자는 "컨테이너선에 싣기 전 컨테이너들을 장치(보관)하는 것이다"며 "안전을 위해 경계음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른편 연안근처에는 높이만 55m에 이르는 암벽 크레인 여덟 대가 꼿꼿이 서 컨테이너를 들어올려 선박 안에 싣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에는 길이 293.20m, 선폭 40m 크기의 현대롱비치호가 정박해 미주 지역으로 수송할 채비를 하고 있었다.
입구에서 본 비슷한 화물 트럭 몇 대가 이번엔 등을 드러낸 채 컨테이너박스 근처에 정차했다. 몇 초가 지나자 무인으로 작동되는 ATC가 가장 위에 있는 컨테이너박스를 집어 트럭에 얹었다. '인형 뽑기'를 하는 것과 흡사하다. 화물 트럭은 금세 껍데기를 등에 진 달팽이 같은 모양새로 변했다.
현장 관계자는 "이들 작업 차량들이 입·출차할 때마다 개별 인식 카드가 발급돼 어느 구역으로 가라는 지시가 떨어진다"며 "제 위치에 가 있으면 이 코드를 인식한 ATC가 오차없이 정확히 이를 인식해 컨테이너를 안착시키거나 들어올린다"고 말했다.
이 모든 것을 감독하고 조종하는 곳은 야드 끝에 위치한 본관이다. 이곳 6층 원격컨트롤센터에는 스무명 가까운 직원들이 상주하고 있다.
경찰청 교통상황실처럼 정중앙에는 현장을 비추는 화면들이 놓여 있다. 오른편 조종 공간에는 여성 직원들이 ATC에 달린 카메라로 컨테이너 넘버를 확인하고, 작업 오더를 내리고 있었다.
컨트롤센터 관계자는 "컨테이너를 들어올리는 것은 크레인이 자동으로 하는 것이지만, 이를 결정하는 것은 사람이 한다"며 "예를 들어 100 중 10은 수동, 나머지 90은 자동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안전모와 안전조끼를 착용한 채 야드로 내려갔다. 생각보다 방대한 규모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는 "야드 길이만 직선거리로 1.15㎞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암벽 크레인 위에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니 덩치 큰 트럭들이 경차보다 작게 느껴졌다. 아파트만 한 선박에 놓인 컨테이너들을 취급해야 하다 보니, 높이는 평균 층당 3m인 아파트를 기준으로 할 때 약 20층에 달했다.
바로 밑으로는 작업자가 마치 케이블카처럼 생긴 박스에 들어가 직접 기계를 조종하며, 공중에서 선박과 지상을 왔다갔다했다.
현장 관계자는 "이 암벽 크레인은 ATC와 달리 사람이 직접 운전대에 앉아 컨테이너를 내려다보며, 옮기고 싣는 작업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HPNT는 현대롱비치호보다 3배 이상 큰 선박들의 화물도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고, 연간 처리 가능한 능력이 250만TEU(가장 작은 컨테이너 하나가 1TEU)에 달하고 있다"며 "자동화를 통해 인건비를 절감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들을 지속해서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