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색등 켜진 3% 경제성장]KDI, 올해 경제성장 2.9% 전망...추경효과 크지 않아

2018-05-31 12:25
올해ㆍ내년 취업자 증가폭 20만명대 그쳐…반도체 설비투자 대폭 축소
추경 효과로 0.1%p 상승…유가 상승 등 대외여건으로 상쇄효과

최근 한국 경제가 수출 증가세는 유지되지만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진=배군득 기자]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동일한 수치다. 청년 일자리 및 지역경기 활성화 대책을 위해 3조8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이 투입되지만,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또 우리나라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겠지만, 속도가 저하될 것으로 예측했다.

KDI는 31일 발표한 2018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9%로 전망됐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2.7%로, 올해 전망치보다 0.2%p 낮았다.

최근 우리 경제가 수출 증가세는 유지되는 상황이지만, 내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고 KDI는 분석했다.

김현욱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올해 반도체 중심적인 수출과 생산 구조가 지속되며 성장세를 이끌고 있지만, 여타 산업의 대외 경쟁력 약화현상이 가시화되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전반적인 경기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성장률 자체는 2.9%로 계속 유지되지만, 내용에는 차이가 있다. 지난 전망에서는 추경이 반영되지 않았고, 이후 물가상승·원화 절상 등이 반복적으로 겹치며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 점이 있다”고 부연했다.

KDI는 추경효과에 대해 0.1%p가량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유가상승 등 대외요건이 이를 상쇄하며, 성장률 전체로 보면 -0.1%p 수준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또 지난해 4분기의 경우 이전 분기와 비교해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지난해 4분기보다 1.1%가량 올라 예상보다 빠른 상승세를 기록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 같은 실적 등을 반영할 때 성장률 전망치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게 KDI의 판단이다.

민간소비의 경우 △자산가격 상승 △이전지출 증가 △일자리 관련 정책 효과 등의 영향으로 올해 증가율이 확대될 수 있지만, 내년에는 점차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설비투자는 지난해 이례적으로 높았던 반도체 관련 투자 증가세(14.6%)가 올 들어 3.5% 투자로 둔화돼 증가폭이 빠르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내년에는 1.0%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경상수지의 경우, 올해 교역조건 악화 등으로 흑자폭이 다소 크게 축소되지만, 내년에는 흑자폭이 소폭 확대될 것으로 봤다.

취업자수 증가폭은 △인구구조변화 △산업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작년에 비해 낮은 수준을 기록하고, 실업률은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 전망치는 30만명 내외에서 20만명대 중반으로, 내년에는 20만명대 초반으로 조정했다.

KDI는 3조8000억원의 추경예산이 확정된 만큼, 탄력적인 경기대응 기조를 유지하며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지출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권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