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남북경협주…건설·철강·에너지 주목

2018-05-28 19:04
12개 종목 가격제한폭까지 상승
"아직은 기대감 불과" 투자 주의해야

[사진=청와대 제공]


잠시 궤도에서 벗어났던 남북경협주가 다시 치솟고 있다. 업종별로는 건설·철강·에너지로 매수세가 크게 몰렸다. 물론 아직은 기대감에 베팅하는 단계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28일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남북경협주지수'는 이날 하루 만에 21.82%(807.42포인트) 오른 4506.51을 기록했다.

이 지수에 속한 25개 종목 가운데 50%에 가까운 12개 종목이 가격제한폭까지 뛰었다.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건설, 남광토건, 조비, 일신석재, 신원, 스페코, 인디에프, 남해화학, 아난티, 좋은사람들, 남화토건이 여기에 해당됐다. 재영솔루텍(25.64%)과 경농(25.53%), 제이에스티나(23.74%), 다스코(22.99%), 한국석유(21.94%)도 2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독일 통일 2년 만에 건설주 88% 상승

경의선·동해선 연결 사업과 개성공단 2·3단계 개발, 노후 항만 재개발이 구체화된다면 건설주는 최대 수혜주로 떠오를 수 있다.

국토교통부가 2013년 내놓은 자료를 보면 북한에서 주요 인프라 개발에 필요한 돈은 68조1830억원으로 추산됐다. 도로·철도 개발이 51조645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공항·항만이 14조4640억원, 에너지·자원과 관광은 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세련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건설시장 규모가 연간 100조원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무시할 수 없는 액수"라며 "과거 독일이 통일했을 때 건설주가 2년 만에 88% 넘게 상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반도 통합철도망 건설에 들어갈 돈은 37조원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의선이 7조8757억원, 경원선 14조9294억원, 동해선은 14조7765억원이다.

◆경협으로 수요 폭발 점쳐지는 철강주
 

사진은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북한이 개방에 속도를 낸다면 철강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2016년 북한에서 조강(미가공 강철) 명목소비량(내수+재고)은 152만t으로, 남한에 비해 2.6%에 불과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북한에서 조강 명목소비는 20년 뒤 730만t, 38년 뒤 4480만t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혜주로는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제강, 대한제강, 한국철강이 꼽혔다.

서해안과 동해안, 비무장지대(DMZ)를 H자로 동시에 개발하는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도 눈여겨볼 부분이다. 동쪽으로 에너지·자원 벨트(부산-금강산-원산-청진-나선-러시아)를, 서쪽으로는 물류·교통 벨트(목포-수도권-평양-신의주-중국)를 조성하는 것이 골자다. 동서 방향으로 환경·관광 벨트도 구축한다.

원민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남·북·러를 잇는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관련 설비투자는 한국가스공사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뿐 아니라 한국주철관과 엔케이, 동양철관, 대동스틸도 수혜주로 거론되고 있다.

김효진 SK증권 연구원은 "그간 남북경협주가 가파르게 상승해온 만큼 냉정한 접근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