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혼돈에 빠진 강남 재건축
2018-05-27 15:29
재건축 추진 여부 두고 조합원 간 균열음
서초구 아파트값 1년 3개월만에 하락 전환
서초구 아파트값 1년 3개월만에 하락 전환
강남 재건축 시장이 혼돈에 빠졌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재초환) 부담금이 던진 '불확실성'이 커지자, 재건축 추진 여부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형국이다. 조합원 간 갈등으로 사업추진 속도가 더뎌지거나 불투명해지는가 하면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재건축조합들은 "정부가 강남 재건축 단지를 투기꾼으로 몰고 있다” 며 연대해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고 있다.
27일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지난주 대비 0.05% 떨어지며 5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초구 아파트값은 1년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반포현대에서 시작된 재초환 부담금에 대한 여파가 강남권 전(全) 재건축 단지로 확산되고 있다.
올해 부활한 재초환 부담금(예정액)을 첫 순으로 통보 받은 반포현대 아파트는 예정대로 재건축을 추진키로 했으나 조합원 간 균열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재건축 추진에 반대하는 한 조합원은 “멀쩡한 아파트를 빚지면서까지 재건축을 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불만을 표했다. 반면, 재건축 조합에 찬성하는 조합원은 “조합 전체의 의견을 따라야 한다”며 “어디나 반대하는 사람은 있기 마련”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A중개업소 대표는 “조합 간 갈등은 재건축 추진을 무산시킬 수도 있다”며 “반포현대는 추후 재건축 대단지들이 겪을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총회에는 동사무소 직원이 찾아올 정도로 서울시에도 초미의 관심사였다.
재건축조합들은 실력행사에 나섰다. 서울 전역 36개 재건축·재개발 조합으로 구성된 ‘서울, 미래도시 재개발·재건축 시민연대’(이하 서미연)가 공식 출범했다. 서미연 출범식에서 만난 한 조합원은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하는 보유세는 놔두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먼저 도입한 것은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지역 간 갈등도 보였다. 강남에서 거둔 재초환 부담금을 낙후된 강북 지역 개발 비용으로 쓰겠다는 한 서울시장 후보의 공약에 대해서는 “강남 돈을 왜 강북에 써야 하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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