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도둑과 전쟁' 선포...대한송유관공사 "2020년까지 '도유 제로'"

2018-05-27 14:53
- 도유근절 마스터 플랜 발표, “2018년이 도유 Zero화의 원년 될 것”

최준성 대한송유관공사 대표이사.[사진=대한송유관공사]


"남의 돈을 빼먹는 사람(도유꾼)이 그렇게 많은 줄 몰랐다. 2020년까지 '도유 제로'를 반드시 달성하도록 하겠다."

최준성 대한송유관공사 대표(CEO)는 지난 24일 경기도 판교 대한송유관공사에서 진행된 프레스투어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 대표는 "도유는 중대한 사회 범죄행위로 도유로 인한 피해는 연 수십억원에 달하고, 환경오염, 인명피해 및 기업이미지 실추를 넘어 국가이미지 실추를 초래하고 있어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유 범죄는 송유관으로 운송하는 정유사의 기름을 불법으로 훔치는 행위다.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17년 간 적발된 건만 255건에 피해금액만 수백억원이다. 도유 수법이 지능화되면서 도유범 검거율은 2015년 79%에서 최근 27%로 크게 저하됐다.

올해 1월 대한송유관공사에 부임한 최 대표는 도유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3년의 임기 동안 '도유 제로'를 최우선 목표로 내걸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지난달 도유 근절 중장기플랜을 수립하고, 올해를 도유 제로화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대한송유관공사는 도유 빈도와 가능성을 고려한 관리 우선순위를 선정한다. 올해 1순위는 청원~청안 54㎞ 구간이며, 2순위는 서산~천안, 대구~추풍령 등 207㎞를 집중 관리한다. 2020년까지는 추풍령, 논산~대전, 울산~대구, 여수~곡성 등까지 관리 범위를 넓힌다.

도유 근절 구체적인 실행 방안으로는 관로순찰체계를 개편하고 폐쇄회로(CC)TV를 관로 전 구간에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또, 도유 적발 전담 조직을 취약구간과 가까운 곳에 전진 배치하기로 했다. 정밀하고 완벽한 감시체계 구축을 위해 2020년까지 20여억원을 투입하여 감시 기술체계 고도화에도 나선다.

도유 신고 포상금도 최대 6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확대했으며 사법 당국과 공조를 통해 도유범들에 대한 형량도 강화할 계획이다.

대한송유관공사 관계자는 "도유는 환경오염과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로 결국 그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온다며, 활용 가능한 모든 인적, 기술적 방법을 통해 도유범죄를 예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지하 송유관을 이용해 국내 유류 소비량의 약 58%에 해당하는 연간 1억7000만 배럴 이상의 경질유를 수송한다. 울산과 여수, 대산 등에 위치한 정유사가 생산한 석유제품 대부분은 송유관으로 주요 거점 도시와 공항, 비축기지 등에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