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IB NH증권 '2호' 발행어음업자로… 한투와 투톱 체제
2018-05-23 19:01
발행어음업 인가 통과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은 '2호' 초대형 투자은행(IB)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는 '나홀로' 인가를 따냈던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양강구도를 만들어갈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초대형 IB 가운데 나머지 미래에셋대우·삼성·KB증권 3곳까지 합류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23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NH투자증권에 대한 단기금융(발행어음)업 인가안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NH투자증권은 오는 30일 열릴 금융위 의결에 이어 금융투자협회 약관심사를 거치면 발행어음업을 시작할 수 있다.
약관심사는 10일 안에 이뤄진다. 6월 중순이면 본격적으로 발행어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외형적인 발행어음업자 요건(자기자본 4조원)은 초대형 IB 5곳이 모두 갖추고 있다. 그렇지만 대주주 적격성 논란이나 징계가 발목을 잡는 바람에 인가가 늦어져왔다.
발행어음업자는 자기자본 200%를 한도로 만기 1년 이하인 어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NH투자증권이 보유한 자기자본은 3월 말 현재 4조7811억원에 달한다. 발행어음으로 10조원에 가까운 자금을 모을 수 있다는 얘기다.
NH투자증권은 2017년 11월에도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했다가 불발됐었다. 3조원을 넘어서는 채무보증과 K뱅크 인·허가를 둘러싼 특혜 논란에 발목을 잡혔다.
물론 NH투자증권은 IB 고유영역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NH투자증권은 서울 여의도 파크원 개발을 비롯해 수조원 단위 대형 딜을 꾸준히 확보해왔다"며 "그동안 한국투자증권을 이을 유력한 2호 발행어음업자로 꼽혔던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정영채 NH투자증권 신임 대표가 IB 부문 본부장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회사 역량을 IB 부문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초 IB사업부를 1사업부와 2사업부로 확대하면서 IB 조직을 강화했다. IB 1사업부 소속으로 기업재무 전반을 담당하는 인더스트리본부를 2본부 체제로 늘렸다. 프라이빗에쿼티(PE)와 금융사를 전담하는 파이낸셜인더스트리부도 새로 만들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IB를 성장시킬 여건이 마련된 것으로 판단해 조직을 개편했다"며 "발행어음업에 대한 준비를 마쳤고, 출시일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나머지 초대형 IB 3곳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삼성증권은 2017년 8월 발행어음업 인가에 대한 심사 보류 통보를 받았다. 얼마 전에는 우리사주 배당오류 사고까지 발생했다. 미래에셋대우는 내부거래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로 심사가 보류됐다.
KB증권은 올해 1월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하지만 재신청 가능성이 크다. 발목을 잡았던 옛 현대증권 시절 징계는 이달 안에 해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