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위대한 유혹자, 은태희로 변신하지 못한 조이·초라한 시청률···"상처만 남았다"

2018-05-02 09:33

[사진= 위대한 유혹자 방송 캡처]


MBC 월화극 '위대한 유혹자'가 시청률 2.2%(닐슨코리아)로 1일 종영했다. 자체 최고시청률 3.6%, 자체 최저시청률은 1.5%라는 초라한 성적을 거뒀다.

입체적이지 못한 캐릭터, 엉성한 서사구조, 재벌들의 사랑놀음이라는 비현실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설정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받지 못하며 위대한 유혹자는 전혀 '위대하지 못한' 시청률을 거뒀다. 

‘위대한 유혹자’는 청춘남녀가 인생의 전부를 바치는 것인 줄 모르고 뛰어든 위험한 사랑 게임과 이를 시작으로 펼쳐지는 위태롭고 아름다운 스무 살 유혹 로맨스를 그렸다. 파격적인 설정으로 초반 화제몰이에는 성공했으나, 공감하기 어려운 전개와 지지부진한 러브라인이 이어지며 시청자의 사랑을 받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시청률은 1%대로 곤두박질쳤고, 저조한 시청률 속에서 종영을 맞았다.

특히 이 드라마는 루키들의 등장으로 초반 눈길을 끌었다. 

첫 로맨스에 도전한 우도환은 극 초반 치명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후 그는 박수영과 달달한 연인 케미부터 사랑을 잃고 텅 비어버린 절절한 눈물까지 극과 극을 오가는 연기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작은 역할부터 연기 내공을 쌓아온 문가영과 김민재도 캐릭터를 살리며 나름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반면 여주인공 박수영의 연기는 아쉬움이 남는다. 은태희로 분한 박수영은 아직 지상파 첫 주연이란 부담을 견디기엔 부족해 보였다. 특히 부정확한 발음으로 명확하게 전달되지 않는 대사가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감정 표현도 풍부하지 않다는 혹평이 줄을 이었다. 앞서 박수영은 '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속 윤소림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받은 듯 은태희로 변신하지 못하고 윤소림에 머물러 있어 연기변신에 성공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2일 시청률 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일 위대한 유혹자의 마지막 회 1부는 2.4%, 2부는 2.2%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각각 1.7%, 1.5%인 직전 방송분보다 다소 높은 시청률이지만 이날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위대한 유혹자'는 개연성 없는 전개와 일부 배우들의 부족한 연기력 등의 이유로 혹평을 받아왔고, 지난달 30일 방송은 자체 최저 시청률 1.5%를 기록하기도 했다.

드라마 관계자들 사이에선 MBC '위대한 유혹자'가 역대 지상파 드라마 최저 시청률인 1.4% 기록을 깰지가 초미의 관심사이기도 했다. MBC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불명예 기록을 남기지는 않게 됐다. 기존 역대 지상파 드라마 최저시청률은 김재중과 유이가 주연을 맡았던 KBS2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다.

‘위대한 유혹자’ 마지막 회에선 스무 살의 치기로 시작된 ‘유혹게임’의 후폭풍이 시현(우도환 분)-태희(박수영 분)-수지(문가영 분)-세주(김민재 분)을 집어 삼키고, 피투성이가 된 이들이 5년이라는 세월 동안 각자의 상처를 치유하고 ‘어른’이 되어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시현은 자신에게 보복폭행을 가하던 기영(이재균 분)이 태희를 상황에 엮으려 하자 분개해 기영에게 달려들었다. 시현의 반격에 폭주한 기영은 태희에게 곧장 전화를 걸었고 수화기 너머의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낀 태희는 걱정스러운 마음에 아지트로 달려갔다. 시현과 세주의 충격적인 몰골을 목격한 태희는 경찰에 신고를 하겠다며 기영을 힐난했고 실랑이 과정에서 시현은 태희를 보호하다 머리에 큰 부상을 입고 말았다.

시현은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의식 불명 상태에 빠졌다. 이 가운데 ‘악동즈’ 수지-세주도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수지는 ‘유혹게임’을 제안한 장본인인 만큼 시현의 모습을 보고 감당할 수 없는 죄책감에 시달렸다. 이에 신경안정제를 과다 복용한 수지는 첼리스트에게 목숨과도 같은 손에 상처를 내는 사고까지 일으켰고, 이 같이 망가진 시현-수지의 모습에 책임을 통감한 세주는 두 사람의 곁을 떠나 홀연히 자취를 감춰버렸다.

한편 태희는 독일 유학을 미루고 시현의 곁을 눈물로 지켰다. 시현에게 ‘니가 아주 많이 힘들었으면 좋겠어. 내가 증오하는 만큼 아팠으면 좋겠어’라고 저주를 퍼부었던 자신이 후회스러웠던 동시에 생사를 오가는 시현을 홀로 두고 차마 떠날 수가 없었던 것. 더욱이 시현이 자신에게 선물하려 했던 ‘드로잉북’을 보게 된 태희는 그 속에 담겨있는 시현의 편지를 읽고 그의 진심을 온전히 느꼈다. 나아가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의 초상화를 보며 시현을 사랑했던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예뻤는지를 깨닫고 눈물을 흘렸다.

이윽고 시현은 혼수상태에 빠진 지 15일만에 극적으로 눈을 떴다. 그렇지만 태희는 깨어난 시현과 만나지 않고, 절친 경주(정하담 분)에게 “나중에 둘 다 아주 많이 건강해져서 어떤 얘기를 해도 아프지 않을 때.. 보더라도 그때 보고 싶어”라는 말만 남기고 유학길에 올랐다. 이후 시현은 경주로부터 태희가 자신의 곁을 지켰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 아픈 눈물을 쏟아냈다.

이후 5년 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시현-수지-세주는 여전히 뿔뿔이 흩어진 채였고 미리(김서형 분)는 죗값을 치른 뒤 사업에서 손을 떼고 의료봉사활동을 하며 과거를 속죄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시현은 잠적한 세주를 그리워하는 수지에게 무기명으로 선물을 보냈다. 은둔생활을 하는 세주의 거처를 알려준 것. 이에 한달음에 달려간 수지는 세주를 애틋하게 끌어안으며, 세주의 길었던 외사랑의 끝을 알렸다.

태희는 ‘건물주 위의 건축주님’을 섬기는 건축사무소의 막내가 돼있었다. 소울이 통하는 건축주와 연락을 주고받던 태희는 현장 답사를 갔다가 낯익은 풍경들과 마주했다. 건축주의 전시공간에서 시현과의 추억이 깃든 장소들이 그려진 그림들을 보게 된 것. 이에 태희는 이메일로만 대화를 주고 받았던 건축주가 시현이었음을 직감하고 그를 찾아 달렸다. 그리고 시현은 기다렸다는 듯 태희를 미소로 맞이했다. 그리웠던 시현의 등장에 태희는 벅찬 표정으로 “너일 줄 알았어. 이럴 거면 빨리 나타나지 그랬어”라고 말하며 안겼고, 시현은 태희와의 첫 만남 때처럼 “반갑다 은태희”라며 그를 뜨겁게 끌어안아, ‘션태커플’의 행복한 앞날을 예고하며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