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로 채운 중소펀드 괜찮을까

2018-04-30 18:34

거품 논란에 휩싸인 제약‧바이오주를 잔뜩 담은 중소형주펀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30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중소형주펀드 설정액은 올해 들어 4월 27일까지 3500억원 이상 증가했다. 액티브 주식형펀드 가운데 중소형주펀드에만 유일하게 돈이 들어왔다.

중소형주펀드 수익률은 이 기간 1.20%를 기록했다. 주식형펀드 유형별로는 테마주펀드(3.58%)와 섹터주펀드(1.82%)에 이어 세 번째로 양호한 성과다.

펀드별로 보면 KTB자산운용 'KTB리틀빅스타'가 수익률 13.54%로 1위에 올랐다. 동양자산운용 '동양중소형고배당'(7.99%)과 KB자산운용 'KB중소형주포커스'(7.19%), 교보악사자산운용 '교보악사위대한중소형밸류'(7.14%), 하나UBS자산운용 '하나UBS코리아중소형'(5.28%)은 5~7%대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상품 가운데 KB자산운용 펀드를 빼면 모두 제약‧바이오주를 담고 있다.

KTB리틀빅스타는 편입 비중이 큰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가 제약·바이오주(셀트리온헬스케어·신라젠·한스바이오메드·바이로메드)인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펀드도 제약·바이오주를 2개 이상 편입하고 있다.

문제는 제약‧바이오주 거품 논란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한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는 "거품론을 대세로 평가하기는 이르다"라며 "하지만 시가총액 2000억~3000억원이던 종목이 덩치를 몇 달 만에 열 배 넘게 불리기도 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개별적으로 오를 만한 이유를 가진 종목도 있을 것"이라며 "그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는 일부 제약·바이오주는 포트폴리오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약·바이오주 다수가 고평가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라며 "사람이 아닌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전임상시험 뉴스만으로도 주가가 치솟는다"고 전했다.

거품론은 기우라는 의견도 존재한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호재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임상 승인밖에 없었다"라며 "이제는 글로벌 임상에 들어가야 주가가 움직인다"고 말했다.

그는 "자체적인 신약 개발이나 미국에서 받은 임상 승인, 특허 수출 계약도 늘어나고 있다"라며 "기초체력이 예전보다 훨씬 강해졌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