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MG손보, 예상 가격은 3000억대
2018-04-26 15:54
새마을금고중앙회는 4000억원대 손실 불가피
박차훈 회장 체제로 전환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간접 지배하고 있는 MG손해보험을 매각한다. 그동안 투자금을 돌려받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얼마나 손실을 감수할지가 매각 성사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26일 보험 및 IB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자베즈제2호유한회사는 KB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하고 MG손보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JKL파트너스 등 일부 매수자는 이미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마을금고는 자베즈제2호유한회사의 주요 재무적 투자자로서 사실상 MG손보를 간접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권에서는 지난 2월 마무리된 새마을금고중앙회장 선거에서 박 회장이 당선될 때부터 이 같은 수순이 예정됐다는 반응이다. 박 회장은 MG손보 인수를 이끌었던 신종백 전 회장과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탓이다. '금융영토 확장'을 기치로 걸었던 신 전 회장과 달리 박 회장은 순수 '금고업 경쟁력 강화'를 공약했다. 금고업과 큰 시너지가 없는 계열사 MG손보가 매각되는 것도 이 같은 공약과 맞닿아 있다는 평가다.
문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MG손보를 매각하더라도 과거 투자금을 모두 회수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2013년 부실 그린손보의 자산과 부채를 MG손보로 이전받는 과정에서 1800억원의 자금을 투입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네 차례에 걸쳐 총 2293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금까지 MG손보에 투자한 자금은 4000억원을 넘는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MG손보의 매각가를 4000억원 이하로 점치고 있다. 추가로 IFRS17(국제회계기준) 등 건전성 규제 강화가 예고된 상황이라 매각가가 더 줄어들 수 있다. 향후 대주주가 MG손보에 증자를 해줘야 하는 만큼 가치가 줄어드는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MG손보의 RBC비율은 110.99%를 기록했다. RBC비율을 금융감독 당국이 권고하는 150%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760억원 수준의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이를 감안하면 매각가가 3000억원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수백억원의 손실을 보는 셈이다.
실제 최근 매각을 추진했던 다른 보험사 대주주도 이 같은 손실을 피하기 위해 투자금 회수를 고집한 탓에 매각이 무산된 경우가 많았다. 산업은행은 2014~2016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KDB생명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수자와 가격에 대한 시각이 달라 번번이 실패했다. MBK파트너스도 ING생명 매각을 시도했으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는 생각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
금융권에서는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산업은행처럼 제값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MG손보 매각에서 4000억원 이하의 매각가를 받아들일 수 있다는 시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마을금고중앙회도 일정부분 손실을 감수하지 않으면 MG손보를 매각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라며 "MG손보는 KDB생명 때와 달리 매각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