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D-2] ‘국회 패싱’ 우려에도 각자 '제 갈길' 간 여야

2018-04-25 18:29
더불어민주당, 정상회담 성공기원 퍼포먼스
자유한국당, 네이버 본사 앞 집단 시위

25일 오전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각각 집단행동에 나섰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왼쪽 사진 오른쪽)와 우원식 원내대표가 '2018 남북정상회담' 성공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 사진 가운데)는 판교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네이버가 댓글조작을 묵인·방조했다고 주장했다. [사진=연합뉴스]


남북정상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국회는 여전히 정쟁 중이다. 한반도 대변혁의 거대한 흐름에서 국회가 스스로를 '패싱'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여야는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에도 각각 '제 갈 길'을 갔다. 4월 국회에서 개헌은 이미 물건너갔고, 산적한 민생법안도 언제 처리될지 미지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지원군을 자처하는 한편 6월 개헌 무산과 관련해 야권의 책임을 강하게 성토했다. 

이날 오전 국회 본관 앞 계단은 민주당이 개최한 ‘국민과 함께! 2018 남북정상회담 성공기원 퍼포먼스’에 참석한 이들이 외치는 “평화, 새로운 시작!”, “국민과 함께, 한반도 번영!” 구호로 가득 찼다.

이날 행사에는 추미애 대표, 우원식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를 비롯한 6·13 지방선거 후보 17명 등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추 대표는 “남북 정상이 만난 이후에는 남북이 노력하는 평화의 가속페달이 밟아질 것”이라며 “우리가 만들어낸 이 기적이 그대로 쭉 이어져 종전과 평화선언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민주당은 6월 개헌과 관련해서는 사실상 무산을 선언하며 야권에 책임을 추궁했다.

추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서 “야당이 개헌의 ‘골든타임’을 놓쳐버리고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라며 국민투표법 개정 불발로 인한 6·13 지방선거·개헌투표 동시실시 무산을 언급했다.

그는 “4월 임시국회를 시작한 지 오늘로 23일째지만 야당은 정쟁에만 몰두해 해야 할 책무마저 걷어차 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야당이 키우려고 하는 드루킹 사건은 여기저기 정치 동냥을 했던 신종 선거 브로커들의 일탈행위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제 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이틀 연속 긴급 의원총회와 집단 시위를 벌였다. 개헌과 드루킹이 화두였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경기도 판교 네이버 본사 앞에서 가진 비상 의원총회에서 “6월 13일이라는 시간표를 짜놓고 개헌 장사를 한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쇼는 이제 막을 내렸다”면서도 “이번에 무산된 것은 청와대와 민주당의 개헌 꼼수이고, 개헌은 현재진행형”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국당 의원들이 네이버를 항의 방문한 이유는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인한 대여공세의 연장선상에서, 여론 조작을 묵인·방조한 네이버의 책임을 묻기 위해서다.

한국당은 전날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한데 이어 이날 다시 네이버 앞에서 의원총회를 열며 댓글조작 사건 확대에 몰두하고 있다.

다른 야당들은 사뭇 결이 다른 움직임을 보인다.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 등 개헌연대를 구성한 야3당은 민주당, 한국당과는 또 다른 목소리를 냈다.

개헌연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각 당 원내대표·헌정특위 명의의 공동입장문을 통해 “촛불혁명을 완성하라는 국민 명령으로 시작된 31년 만의 개헌 기회가 거대양당의 정쟁에 가로막혀 좌초할 위기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빠른 시일 내에 국회 주도의 개헌을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개혁연대는 청와대가 개헌 무산 책임을 국회에 돌린데 대해서도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이들은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개헌 무산 발언에서 국회 전체를 싸잡아 비난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이라고 밝혔다.

또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청와대 개헌안을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박주선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이제는 깨끗이 철회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5월 24일까지 개헌안을 표결해 부결시킬 수밖에 없고, 개헌안이 부결되면 문 대통령은 정치권에 책임을 전가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책임이 없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