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커스] 무능한 교육부, 책임감·소명의식 가져야

2018-04-25 09:58

<조득균 기자>


현재 중학교 3학년생과 학부모들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갑작스러운 입시 정책 변화에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교육부는 지난 11일 '대학입시제도 국가교육회의 이송안'을 발표했다. 이날은 '교육부가 교육부의 역할을 포기한 날'로 인식된다.

국가교육의 주무 부처인 교육부가 뚜렷한 방향 제시도 없이, 주요 현안을 대통령 직속 교육정책 자문기구인 국가교육회의로 공을 떠넘겼기 때문이다. 

국가교육회의는 앞으로 4개월간 숙의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대입 모형 다섯가지 중 국민이 가장 선호하는 한가지를 도출, 이를 교육부에 넘기겠다고 한다. 무슨 교육 정책을 메뉴 고르듯 대강 조합해놓고 고르라니 기가 찰 지경이다. 

국가교육회의가 대입 핵심 쟁점을 파악할 만한 전문성을 갖췄는지 의심스러울뿐더러, 일각에서는 "대입 제도가 아니라, 교육부를 개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입제도 개편 특별위원회 명단을 봐도 현직 교사와 학부모를 대표한 인사는 극소수다. 이는 학교 현장과 동떨어진 대입제도 개편안이 나올 만한 구성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2022학년도 대학입시 당사자인 중학교 3학년생과 학부모들은 당장 고교 진학 전략을 짜야 한다. 그러나 최소한의 단서도 없으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감한 처지에 놓였다.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넘긴 입시안이 선발 시기와 수능 평가방법 등 어떤 조합으로 확정되느냐에 따라, 고교별 유불리는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중학교 3학년생 자녀를 둔 어느 학부모는 "대입정책을 보고 당장 일반고를 보내야 할지 특수목적고(특목고)를 보내야 할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데, 8월말까지 4개월을 기다려야 하니 답답한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이번 대입 개편 시안에 명시된 수능 원점수제는 대학 서열화 조장 논란으로, 이미 폐기된 것이나 다름없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가 변별력이 떨어져 문제로 지적된다면 절대·상대평가 혼용안이 대안이 돼야 한다.

하지만 원점수제 도입안까지 나열한 것은 입시 정책 추진의 지향점이 없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능의 변별력이 극대화되는 원점수 제시안을 따를 경우,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한 학생이 유리해진다. 반대로 수능이 절대평가로 진행될 경우, 변별력이 하락해 특목고나 자사고로 진학한 학생은 내신이 불리해진다. 

이렇듯 8월에 원서를 받는 일부 특목고를 바라보는 학생들은 수능을 어떻게 치르게 될지도 모른 채 진학을 결정해야 한다.

교육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단 말인가. 입시제도 하나 스스로 결정하지 못하는 무능과 무소신을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는 책임 떠넘기기 식의 정책을 펼칠 것이 아니라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