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평창동계올림픽 배일환 제작 미술감독 " 인면조 추후 2차 저작물 제작 불투명"

2018-04-21 09:34

[사진= 배일환 감독 제공 ]




여러분 안녕하세요 <김호이의 사람들>의 발로 뛰는 CEO 김호이입니다.
어느덧 평창동계올림픽이 폐막한지도 2달이 다 되어가는데요
평창동계올림픽가 성황리에 마무리가 된 가운데 개막식 당시 화제가 되었던 인면조를 기억하시나요?
이번 인터뷰는 개막식 당시 화제가 되었던 인면조를 디자인한 배일환 제작 미술감독의 인터뷰입니다.



Q. 평창동계올림픽과 우리나라를 상징할 수 있는 많은 캐릭터들이 있는데 인면조를 디자인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A, 보통 해외에서 한국을 바라보는 시점들 대부분이 조선에 매몰돼 있는 경우가 있어요.
사실, 아직까지는 딱히 “이게 한국의 것이다”하는 명확한 상징물이 없어요.
외국인들 시선에서는 이게 그저 ‘동양’으로 뭉뚱그려지거든요.
용도 그렇고, 다른 상징물들도 서양의 기준에서는 이게 일본건지 한국건지 중국건지 구분을 할 수 없어요.
저희는 모티브를 고구려 벽화 쪽에서 가져오려고 애를 썼고 그 과정에서 ‘인면조’라는 캐릭터를 만들게 된 거죠.


Q, 많은 분들이 인면조를 보면서 “무섭게 생겼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인면조의 얼굴을 친숙하고 귀엽게 변형을 해보려는 생각을 하지는 않으셨나요?

A, 인면조 모티브가 된 고구려 벽화는 오래돼 훼손도 많이 됐고 정확한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것이 많았어요. 그것을 바탕으로 새로 디자인을 하는 과정에서, 전통 탈들 중에서 인간형태의 얼굴과 가장 가까운 느낌을 가지고 왔어요. 전체 다른 캐릭터들과도 분위기가 맞아야 하고, 너무 해학적이거나 귀엽게 가면 공연 전체 분위기랑 맞지 않기 때문에 지금의 인면조 얼굴로 만들게 된 거죠.


Q. 인면조가 평창동계올림픽에 등장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반응을 일으켰는데 과연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알고 계셨나요?

A. 전혀 예상을 못했고요.
저도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경황이 없었어요. (웃음)


Q, 그때 심정은 어땠나요?
A. 처음에 저희가 공연이 끝나고 나서 언론반응이나 인터넷 반응을 보면서 상황을 보고 있었는데 실시간 검색어로도 올라오고, 트위터 상에서 리트윗되면서 올라오기도 하고, 타임라인에도 엄청나게 올라오는 거예요. 사람들이 재미있어하고 좋게 봐주는 것 같아서 기쁘고 고마웠죠.

 

[사진= 배일환 감독 제공 ]



Q. 인면조 캐릭터를 이용해 이모티콘이나 관련 디자인 상품도 만들어보실 생각도 가지고 계신가요? 인면조를 통해서 가장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요?

A. 지금 일단 올림픽에서 공연을 하게 되면 저작권이 ‘조직위(조직위원회)’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쪽으로 넘어가요
인면조를 통해서 뭔가 크리에이티브(창조물)를 창출하거나 2차 저작물에 대한 것을 만들어서 비즈니스를 할 수는 없고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된다고 치더라도, 그건 조직위가 가지고 있어 굿즈가 나온다거나 관련 상품이 나온다 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미지수라고 보시면 될 것 같아요.
조직위 측에서 올림픽 메모리얼을 만들 거예요.
88올림픽 하고 나서 잠실 쪽에 올림픽 공원도 만들고 조형물 같은 것들을 설치했듯이 강원도 평창 쪽에 기념관처럼 메모리얼 할 수 있도록 만들텐데 아마 개·폐막식에 들어갔던 조형물이나 이런 것들은 전시가 될 가능성이 높아요.




Q. 이번 평창동계올림픽의 미술감독 제작감독을 맡으시면서 가장 크게 느끼신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기간이나 금전적인 부분 등등 많은 어려움 속에서 여러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열심히 노력해서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보니까 보람도 있고, 다행히도 많은 분들이 결과를 좋게 봐주셔가지고 감사하기도 하죠.


Q. 회의부터 제작까지 총 얼마나 걸렸고 제작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없었나요?

A. 일단은 디자인할 것들이 많다보니까 디자인 기간이 오래 걸렸어요. 그리고, 여러 사람들이 하는 것이다 보니까 파이프라인이 되게 복잡하게 되어있었어요.
보호체계도 많이 있고, 제가 디자인을 해서 만들어내면 그걸 가지고 컨펌(확인)을 받는 과정들도 있고 그것을 컨펌 받아서 승인이 되면 업체를 선정해서 업체에 제작을 맡기고 또 제가 거기에 가서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확인도 해야 하는 여러 과정들이 있어서, 거의 전체적으로 1년 좀 넘게 걸렸다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시간이 많이 없었다는 것 빼고는 만드는 과정에서의 어려움은 크게 없는 것 같아요.


Q. 인면조 아이디어 외에도 많은 것들이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대표적으로 어떤 것들이 있었나요?

A. 고구려 벽화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에 다양한 것들이 많이 있었어요.
몸은 물고기인데 사람얼굴을 하고 있는 ‘신수’들도 있고 새를 타고 있는 ‘신선’도 있었죠. 저는 다양한 종류의 신수들을 만들어보고 싶었으나, 여러 가지 사정에 의해서 그런 것들이 배제되었고, 한국의 역사를 길게 살펴봤을 때 유독 고구려에만 집착하는 것도 웃기고 해서 조선왕조가 한국의 역사로서 제일 길게 있었던 왕국이니까 조선의 민화라든지 쉽게 접했던 문화들을 차용해서 가지고 왔죠.


Q, 앞으로 디자인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A. 어떤 프로젝트를 하느냐에 따라 다른데, 사실은 좀 쉬고 싶어요.


Q,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너무 이 프로젝트에 올인을 했었으니 남은 시간동안에 여행 다니고 글도 쓰고 제 개인 작업을 하는 데 시간을 쓰고 싶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




Q. ‘디자인’이란 무엇인가요?

A. 인면조도 전체 공연에 들어가는 일부였고, 사실은 인면조 하나만 나왔다고 하면 아마 지금처럼 이슈가 되지는 않았을 거예요.
처음 도입부 영상에서 백호와 같이 이야기를 시작하는 ‘아이들’도 있었고 그리고 그 외에 여러 가지 ‘동물 캐릭터’들이 모여서 춤을 추는 등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섞여서 무대를 만들어냈기 때문에, 인면조에만 의미를 두기보다는, 전체적인 공연의 흐름이나, 안에서의 의미를 찾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누구나 만족하는 디자인은 없겠죠. 사람이 취향이 다 다르니까요. 저는, 누구나 만족하지는 못하더라도, 누군가 한 명이라도 좋아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그것이 좋은 디자인이 아닐까 생각이 들어요.


Q, 디자이너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 그리고 인면조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에게 어떠한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A, 저는 사실 디자이너라는 개념보다는 전체 총괄하는 감독이다 보니까, 디자인 하나에만 포커스를 맞출게 아니라 다양한 걸 봐야 돼요.
공연장의 크기, 공연장의 조명의 정도, 바닥이 어떻게 들어가야 될지, 동선은 어떻게 짜야 될 지 이런 것까지 다 생각해야 되는 것이기 때문에, 디자이너를 꿈꾸는 친구들에게 딱히 해드릴 말씀이라기보다는, 조언을 드리고 싶어요.
많이 느끼고 경험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기존에 있던 것에 너무 매몰되거나 우리나라가 너무 유행을 따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거 말고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다 보면 그 속에서 섞여서 자기 내면에서 새로운 것들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유행을 너무 따라가다 보면, 놓치고 가는 부분들도 생기기도 하고, 오히려 유행에 매몰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을 주의해서, 많이 느끼고 많이 경험하고 많이 보고 하는 것들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



여러분 혹시 인터뷰를 보면서 어떠셨나요?
저는 평창동계올림픽이 결코 한사람의 노력만으로 탄생할 수는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전세계 사람들이 모여 성황리에 마무리 된 것처럼 여러분도 어떠한 일을 함에 있어서 혼자가 아닌 협력을 통해 터 큰 성과를 거두셨으면 합니다.

-김호이의 사람들-
인터뷰: 김호이
기사작성/수정: 김호이/ 김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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