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중싱(中興·ZTE)을 강력 규제한 것에 대해 중국 언론이 연일 거세게 항의하며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7년 제재가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한 것이며 미국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시진핑(習近平) 주석도 제재에 동참한 영국에 "자유무역을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 3대 국영방송국인 앙광망(央廣網·중앙인민라디오방송국)은 20일 기사를 통해 미국이 7년간 미국 기업의 ZTE 대상 수출 금지를 선언했다는 소식을 재차 전하고 전문가의 발언을 인용해 "이는 미국이 중국에 갖는 두려움의 산물로 미국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문제 전문가인 뤼샹(呂祥) 중국국제무역학회 전문위원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선언한 ZTE에 대한 제재가 풀리는 시점이 2025년"이라며 "이는 '중국제조 2025'를 겨냥한 것이자 관련 산업을 압박해 중국을 견제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중국제조 2025는 제조업 강국, 하이테크 강국 도약을 노리는 중국의 산업 선진화 전략 중 하나다.

중국에 대한 두려움과 초조함을 반영한 것이라며 일종의 '본보기'라고도 했다. 뤼 위원은 "중국 기업의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이 미국의 세계 시장에서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는 판단이 미국에 두려움을 줬다"면서 "이번 ZTE 제재는 '사지징허우(殺鷄儆猴·닭을 죽여 원숭이를 훈계하다, 본보기로 삼다)'로 중국 통신업계와 관련 기업 전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미국에 부메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뤼 위원은 "ZTE는 매년 45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데 이 중 절반 이상이 퀄컴의 칩을 사용하고 있다"며 "이는 이번 조치가 ZTE에게 충격인 동시에 퀄컴도 큰 타격을 받을 것임을 알려준다"고 지적했다. 각 칩의 평균 가격이 25달러라고 가정할 때 퀄컴의 손해는 5억 달러에 육박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행보가 냉전시대의 산물이며 어리석은 결정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저우창우(周强武) 중국 재정부 국제재경센터 주입은 앙광망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최근 행보는 무역 불균형 해소는 커녕 오히려 제 발등을 찍는 일방주의 행태"라며 "공급과 판매, 구매를 금지하는 것은 냉전시대에 사이가 나쁘거나 적대국에게 사용하던 제재 수단"이라고 지적했다.

이 외에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와 자매지인 환구시보도 계속해서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인민일보는 20일 논평에서 "역사는 반복된다"면서 "미국이 결국 스스로 손해를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이 거대한 중국 반도체 시장을 잃게 되면 관련 기업이 내리막길을 걷고 경쟁력도 약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진핑 주석도 '자유무역'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19일 미국과 함께 ZTE 제재에 동참한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와 통화하고 "중국과 영국은 경제 세계화의 수호자이며 지지자"라면서 "중국은 영국 등 각국과 한께 자유무역을 기반으로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하고 개방형 세계경제를 만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 실무협력도 강조하며 중·영관계의 '황금시대' 를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자유무역과 개방경제를 수호할 것이라며 양국 협력강화를 지지했다. 메이 총리는 "양국 관계의 황금시대를 맞아 기쁘며 후룬퉁(런던증권거래소과 상하이증권거래소간 교차거래 허용)'을 환영한다"며 "중국과 함께 고위급 소통을 강화하고 각 분야 협력을 강화, 일대일로 조성을 계속 모색하길 기대한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