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신조어] 갑(甲)질도 병 ‘노블레스 말라드’
2018-04-22 23:00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한 ‘물벼락 갑(甲)질’이 연일 티비와 신문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조 전무는 지난달 16일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광고 대행사인 A 업체 팀장 B 씨에게 소리를 지르고 얼굴을 향해 음료를 뿌린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경찰은 지난 17일 조 전무를 폭행 혐의 피의자로 입건하고 출국 정지를 신청했으며 19일에는 대한항공 본사 사무실에 수사관 6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본격 수사에 돌입한 상태다.
재벌가의 ‘갑질’이 쟁점이 되면서 ‘노블레스 말라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프랑스어인 ‘noblesse(고귀한 신분, 귀족)’와 ‘malade(병든, 아픈)'가 합쳐진 말로 병들고 부패한 귀족이라는 뜻이다. 사회적 지위를 가진 사람들이 도덕적인 의무를 다한다는 뜻의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반대 개념이다. 2014년 언니인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의 항공기 불법 회항 지시사건이 벌어졌을 때도 등장한 바 있다.
옥스포드 영어사전은 해마다 4차례에 걸쳐 인터넷판 개정판을 내면서 1500단어 이상을 새로 등록하고 있다. 이런 일들이 반복해서 발생한다면 곧 한국식 자본주의의 민낯인 ‘갑질(gapjil)’도 사전에 등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