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올림피아드 경시대회 무더기 출제오류…과기정통부 "전원 구제 방침"
2018-04-18 07:53
현재 인정된 오류만 7개 문항…과기정통부 오류 인정 “후속방안 논의중”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 전국 교육청들이 주관하는 한국정보올림피아드(KOI) 경시부문 지역대회에서 무더기로 출제 실수가 발생했다.
지난 14일 치러진 제35회 KOI 지역대회에 참가한 수험생들에 따르면 이 대회에서 출제된 문제 중 상당수에 출제 오류가 있었다.
대회 주최 측이 지금까지 출제 오류를 인정한 문항만 따져도 도합 7문항이 '복수정답'이나 '정답없음'으로 처리됐다.
예를 들어 초등부 37번 문제(중등부 44번과 동일)는 "한 농부가 시장에 가서 백마리의 동물을 구매하는데 총 1000만원이 들었다. 송아지 한마리에 50만원, 새끼양 한마리에 10만원, 그리고 토끼는 한마리에 5000원이 들었다면, 농부가 구매한 토끼는 몇 마리인가?"라고 돼 있다. 주최측이 의도한 답은 80이었던 것으로 보이나, 토끼를 한 마리도 사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주최측은 '000 혹은 080'을 복수 정답으로 인정했다.
출제 실수가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인정된 문항 외에도 오류가 있는 사례가 더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Pseudo-구데기컵'이라는 필명을 쓰는 한 트위터 사용자(@kudeki_cup)가 이런 내용을 정리해 공개 중이다.
수험생들은 트위터 등을 통해 "문제가 안 풀려서 30분간 붙잡고 있느라 다른 문제를 검토할 시간이 없었는데 정답이 없다고 한다"는 등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대회를 주최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무더기 출제 오류가 공개되자 해명자료를 배포해 출제 오류 발생을 인정하고 "출제오류로 불이익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불이익 가능자 전원을 구제한다는 원칙 하에 지역대회를 주관한 시·도 교육청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전국대회 진출자를 투명하게 선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KOI 전국대회와 지역대회의 문제출제 및 검수는 주관기관인 한국정보화진흥원(NIA)과의 협약에 따라 한국정보과학회에서 담당한다며 "절차에 따라 문제출제 및 검수를 진행하였으나, 이 과정에서 제거하지 못한 출제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한국정보과학회에서 NIA에 문제 및 답안 송부 공문을 보내 오류에 대해 인정하고 후속 조치방안에 대해 논의중"이라며 "이의제기 결과 등을 반영해 20일에 전국대회 진출자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7월에 개최되는 실기 기반의 전국대회에서는 출제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문가를 추가로 확보, 검수를 강화하여 안정적으로 본선대회가 치러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KOI 사업관리와 관련된 사안을 면밀히 조사·검토해 수행주체와 출제관리 방식 등의 변경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