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에 연극 무대’ 최불암 “젊은이들의 아픔에 위로 됐으면”

2018-04-17 18:23

[사진=예술의전당 제공]



“연극 하다 한두 군데 실수도 했다. 무대가 어두워서 등장과 퇴장이 어려웠다. 느끼셨겠지만 대사도 까먹고 했다. 무대에 서기 전 긴장보다는 불안감이 있다”

배우 최불암이 25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그동안 TV 드라마와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해 온 최불암은 자신의 배우 인생 출발점이었던 연극 무대를 통해 60년 연기 인생을 회고한다.

17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 프레스 리허설에 참석한 최불암은 “내가 과연 이 역할이 될까 걱정도 됐다. 나이를 먹으니까 금방 잊어버린다. 타이밍이 몇 초만 틀려도 문제가 생기는데, 그 타이밍을 제대로 맞출 수 있을까 의문이었다”며 “건강도 유지할 수 있을지, 술 한 잔도 제대로 못할 것 같은 걱정도 있었다”고 말했다.

60년 연기 인생에 대한 감회도 털어놓았다. 그는 “배우도 옛날로 치면 광대다. 광대의 의미는 그 폭이 넓다. 사람들의 의견을 듣기도 하고 내가 알고 있는 걸 전달도 하기 때문”이라며 “방송 생활에 세월을 많이 뺏겼다. 25년 만에 연극에 출연하게 됐는데 회고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는 ‘당신의 삶은 어떠합니까?’란 질문과 함께 바람에 흔들리는 별과 같이 아픔을 겪는 과정에서도 존재 자체로 빛을 발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최불암은 “요즘은 모든 것들이 물질을 향한 성공으로 흘러가서 함께 삶을 공유하는 철학이 분명하지 않은 것 같다. 나이 먹은 사람으로 그게 가장 걱정”이라며 “돈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 즐겁고 살 맛 나는 인생, 아픔을 위로해 줄 수 있는 것들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번 연극을 통해 무대극으로 복귀하는 것인지에 대해선 “내가 39년생인데, 만으로 78세다. 80세까지 다른 건 몰라도 아주 노(老)역이 아니면 하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고별작품이냐고 물으면 아니라고 하겠지만 마음은 나를 정리하는 시간이라 느끼고 있다. 육체적으로 말을 안 들을 땐 정리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는 오는 4월 18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