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찾은 與 "내년 건국·임정 100주년"…中과 공동기념 추진

2018-04-13 17:35
이해찬·이종걸 등 "임시정부가 대한민국 법통"
99주년 기념식 참석, "내년 中과 함께 했으면"
日 과거사 반성 촉구, 김을동 만세삼창 이끌어

13일 중국 상하이 랭함 호텔에서 열린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행사 참석자들이 김을동 전 의원의 선창에 따라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이재호 기자 ]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처음 뿌리를 내린 중국 상하이에서 임시정부 수립 99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행사에 참석한 여권 정치인들은 한·중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를 감안한 듯 내년 100주년 행사를 공동으로 치르자고 제안했다.

반면 일본에 대해서는 과거사 반성이 부족하다고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13일 중국 상하이 임시정부 청사 인근의 랭함 호텔에서 개최된 기념 행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하는 영상을 상영하면서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영상에서 "임시정부는 대한민국의 뿌리이며 법통"이라며 "내년은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축사자로 나선 이해찬 민주당 의원(전 국무총리)도 "상하이 작은 건물에서 뿌려진 씨앗이 당당하게 자주 독립의 결실을 맺었다"며 "내년 건국 100주년을 맞아 후손들이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600억원 전 재산을 독립운동에 바친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인 이종걸 민주당 의원도 축사에서 "3·1 운동이 임시정부 정신으로 이어져 건국 이념이 됐다"고 덧붙였다.

1919년 상하이 임시정부 수립을 대한민국 건국으로 봐야 한다는 현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건국절' 논란을 일축한 셈이다.
 

13일 중국 상하이 랭함 호텔에서 열린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기념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등장하는 영상이 상영되고 있다. [사진=이재호 기자 ]


사드(THAAD·고도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봉합된 뒤 한·중 관계 정상화 기조를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내년 100주년 행사를 공동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방중한 바 있는 이해찬 의원은 "올해로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관계가 된 지 10년이 됐다"며 "내년 100주년 행사에 한·중이 함께 하면 더 큰 의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노영민 주중 한국대사도 "중국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 임시정부 청사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보존됐다"며 감사의 뜻을 전한 뒤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를 강점하고 임시정부를 탄압했던 일본에 대헤서는 날선 비판이 이어졌다.

이해찬 의원은 "일본은 침략사를 왜곡하고 반성도 제대로 하지 않는다"며 "역사에 대한 도전을 용납해서는 안 되며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종걸 의원은 "임시정부는 뜨거운 열정으로 일본 제국주의에 맞섰다"고 말했고 노영민 대사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단재 신채호 선생의 뜻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라고 거들었다.

행사 말미에는 김좌진 장군의 손녀인 김을동 전 의원이 단상에 올라 만세 삼창을 주도했다. 김 전 의원은 "(아들 송일국씨의 자녀인) 손자 삼둥이가 있는데 이름이 '대한', '민국', '만세'"라며 "만세 삼창을 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장손인 김진 광복회 자문위원장의 건배사로 시작된 오찬을 끝으로 행사도 종료됐다.
 

13일 중국 상하이 랭함 호텔에서 열린 임시정부 수립 99주년 행사장 입구 전경. [사진=이재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