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강타한 오타니…"레전드 베이브 루스의 99년 전 기록에 도전"
2018-04-11 15:15
완벽한 투타 밸런스 선보이며 지난 10일 '이주의 선수'로 선정
1918년 루스 13승, 11홈런에 도전…상대팀 견제 및 투타에 따른 체력 소진 극복이 과제
1918년 루스 13승, 11홈런에 도전…상대팀 견제 및 투타에 따른 체력 소진 극복이 과제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오타니 쇼헤이(24·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 열풍이 불고 있다. 매우 이르지만 MLB 전설 베이브 루스의 99년전 기록에도 도전할 수 있다는 전망마저 일각에서 나돈다.
11일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 10일(한국시각) 아메리칸리그(AL) '이주의 선수(Player of the Week)'로 선정됐다.
오타니가 지난 한주동안 거둔 성적은 준수하다 못해 경이로울 정도다. 오타니는 타자로 4경기에 출전해 타율 0.389(18타수 8안타), 3홈런, 7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또 동시에 투수로 2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08을 기록, 완벽한 피칭을 선보였다.
이처럼 오타니가 미국에 입성하자마자 화제의 인물로 떠오른 것은 그가 완벽한 투타 밸런스를 갖춘 선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는 '두 가지 검을 다룬다'는 의미의 '이도류(二刀流)'로 불린다.
사실 오타니처럼 일본은 물론 한국, 미국의 일반적인 야구 선수들은 대개 고등학교 시절까지 투타겸업을 하며 발군의 실력을 선보이곤 한다.
하지만 모든 기량을 고루 갖춘 선수라 하더라도 프로에 발을 내딛는 순간 높은 벽을 실감하게 돼 투수나 타자 중 한 포지션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적으면 140여경기에서 많으면 160여경기까지 한 시즌을 치러야 하는 선수로서는 투타를 겸업할 경우 몸이 버텨내질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타니가 미국에서 높은 가치를 받고 있는 것은 이미 일본에서 검증된 투타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일본 프로야구에 몸담은 5년 동안 투수로 42승 15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2.52, 타자로 타율 0.286, 48홈런, 166타점을 기록했다.
오타니가 MLB 선수들을 공략하는데 적합한 투구 및 타격 메커니즘을 갖췄다는 평도 나온다.
투수로서 오타니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구종을 구사할 줄 아는 선수다. 특히 최고 시속 100마일(161㎞)에 달하는 직구와 89마일(143㎞)의 고속 스플릿 핑거 패스트볼(Split Finger Fastball: 스플리터)는 마구에 가까울 정도다.
무엇보다 스플리터는 공이 직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날아오다 홈플레이트 부근에서 급격히 가라앉기 때문에 대체로 공격적인 스윙 성향을 보이는 MLB 타자들의 삼진을 유도하기 적합한 구종이다. 게다가 오타니의 스플리터는 웬만한 투수들의 직구 스피드와 맞먹어 타자들이 예측한다 해도 반응하기 쉽지 않다.
또 오타니는 빠른 주력을 갖춘 중장거리 히터로 평가받는다. 공격적인 타격 자세로 볼을 컨택하는 능력이 좋고, 빠른 배트 스피드를 이용해 안타를 생산한다. 빠른 패스트볼 속도를 자랑하는 MLB 투수들에게 대적할 수 있는 무기를 갖춘 셈이다. 볼을 담장 부근까지 보내는 힘도 뛰어나다.
이렇게 비교적 시즌 초반 시점이지만 오타니가 베이브 루스의 아성에 도전할 수 있을 지 여부도 관심사다. 루스는 야구를 미국 대표 스포츠의 반열에 올려놓은 MLB 대표 아이콘이다.
베이브 루스는 MLB 홈런 역대 3위(714개)에 랭크될 만큼 '영원한 홈런왕' 이미지로 각인돼 있지만, 투수로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던 선수다.
루스는 1920년 뉴욕 양키스로 이적하면서 사실상 투타 겸업을 멈췄지만, 투수로도 통산 94승 48패, 평균자책점 2.28이라는 수준급의 성적을 거뒀다.
오타니의 올해 목표는 루스가 1918년 보스턴 레드삭스 시절 기록했던 13승, 11홈런을 넘어서는 것이다. 만약 오타니가 최근 페이스를 시즌 종반까지 이어나갈 수 있다면 루스의 기록을 경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타니가 경기를 거듭할 수록 상대 팀들의 전력 분석과 견제도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또 투타 겸업에 따른 빠른 체력 소모도 예상돼 오타니가 이 부분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루스 기록 도전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