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소원 "삼성증권 사태의 첫 책임자는 직원 아닌 회사"
2018-04-09 14:55
금융소비자원은 이번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사고와 관련해 모든 증권사를 대상으로 시스템 보완 및 과거 전산사고를 철저히 재조사해야 한다고 9일 밝혔다. 특히 특정 직원의 잘못으로만 몰아가선 안 된다는 의견이다.
금소원은 "한 직원의 단순 입력 실수 탓으로 돌리기에는 시스템이 너무 허술했다"며 "시스템을 구축한 회사에 1차적인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스템 설계∙개발∙감사 등의 측면에서 회사의 책임이 가장 크고 매매를 한 직원, 관리자 그리고 숫자를 입력한 직원 순으로 책임이 있다"고 덧붙였다.
직원들은 언제든지 실수를 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시스템을 개발했어야 한다는 게 금소원의 견해다. 잘못 입고된 주식을 무턱대고 팔아치운 것에 대해서도 강력히 처벌할 것을 요구했다.
금소원은 "말도 안 될 만큼의 자사주가 계좌에 들어오자 바로 팔아 치운 것은 도덕적 책임을 넘어 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금융사 직원은 정직과 신뢰를 기본 자산으로 갖고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의 미온적인 대처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금소원은 "금융감독원이 손해배상 청구 등의 과정 없이 피해 보상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삼성증권에 요청한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전했다. 이어 "사상 초유의 자본시장 사고가 발생한 날 금감원이 바로 삼성증권을 장악해서 모든 처리과정을 감독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