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대화-관세 무역전쟁 밀당…관세 발표 뒤 협상 띄우기 반복
2018-04-09 14:49
트럼프 측근 "무약전쟁 바라지 않아"…중 "미국의 태도변화 신중히 봐야"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분쟁에서 밀고 당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당초 무역전쟁이 두렵지 않다고 공언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이하 현지시간) 다시 협상을 들고 나왔다.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고관세로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일 미국이 중국산 제품 1300여개에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계획을 밝혔다. 이에 중국은 미국 108개 제품에 500억 달러 규모의 관세를 매길 계획이라고 맞받아쳤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아직' 관세가 부과되지 않았다며, 협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다시 5일 트럼프 대통령은 1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관세 부과계획을 밝히면서 중국을 압박했다. 이에 중국은 결전의 의지를 다지면서 같은 규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국의 치고받는 관세 압박은 지속되고 있다.
◆ 트럼프 대통령과 측근 "무역전쟁을 바라지 않아"
워싱턴포스트(WP)는 8일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를 해소시키기 위해 나섰다"고 지적했다.
래리 커들로 미국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위원장은 역시 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무역 정책 발표는 중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한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방송에서 중국의 불공정 무역행태는 20년이나 됐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불공정을 넘어선 "불법적" 무역행위라고 주장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또다른 방송인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중국은 아마도 진지한 대화를 원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그렇게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정책국장 역시 NBC방송에 출연해 "우리는 중국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국과 잘 지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을 강조했다. 8일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중국은 무역장벽을 허무는 것이 옳은 일이며 해야할 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렇게 할 것"이라면서 "세금은 상호 간에 주고받는 것이 될 것이며, 지식재산권에 대한 협상은 성사될 것이다. 이것이 두 나라 모두를 위한 위대한 미래"라고 밝혔다. 또 "무역전쟁과 관련해 무슨 일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시진핑 국가 주석과 나는 언제나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다소 톤을 낮췄다.
◆ 中 "트럼프이 부드러운 말투에도 중국은 신중해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한결 부드러워진 말투에 주목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9일 '트럼프의 부드러워진 어조, 중국은 신중해야 한다'는 제하의 사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에 대한 존중을 표현하는 등 말투에 변화가 생겼다고 전했다.
사설은 이는 미·중 무역전쟁이 실제로 발발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국내에 비관적 여론이 확산되는 것을 의식해 내놓은 발언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미국은 최근 중국과 무역 충돌 속에서 강온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분명한 것은 중국은 미국의 태도 변화에 따라 변화하지는 않을 것이며 시종일관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신문은 전날 사평에서는 미·중 무역전쟁이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닌 패권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면서 중국은 과거 미국과 6·25 전쟁(중국명 항미원조 전쟁)처럼 결연히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중 부역분쟁이 환율, 국채 등 금융시장으로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번 달에는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발표해 주요 대미무역 흑자국을 대상으로 '환율조작국'을 지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최근 위안화 환율이 예상을 크게 웃도는 강세를 보여왔고 중국이 위안화 절하 카드를 꺼내들 경우 미국도 상당한 타격을 입는 만큼 향후 흐름을 전망하기 힘든 상황이다.